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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출생, 성장한 유일한 나무

완도호랑가시/감탕나무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0.14 20:47
  • 수정 2015.11.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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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호랑가시 암꽃(출처: 천리포수목원 홈페이지)

 

 


이름에 완도가 들어간 식물 종이 몇이나 될까. ‘완도현호색’(Corydalis wandoensis)과 ‘완도호랑가시’(Ilex xwandoensis)뿐이다. 그중 완도호랑가시는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의 자연 교잡종으로 1973년 완도에서 처음 발견돼 완도호랑가시라 명명됐다. 키는 5미터에 이르며 4~5월에 꽃이 피고, 9~10월에 빨갛게 열매가 익는다.

완도호랑가시나무를 처음 발견하고 학계에 보고한 이는 미국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민병갈 선생(미국명 Carl Ferris Miller)으로 나중에 충남 태안에 천리포수목원을 세워 운영하다가 2002년 4월 81세로 별세했다. 민병갈 선생은 2005년에 국내에서 5번째로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되기도 했다.

완도호랑가시는 군외면 완도수목원 관리동 입구 좌우에 상징처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며 완도읍사무소 주차장 화단에도 몇 그루 있다. 군외초등학교, 항만터미널 등에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가장 크고 멋진 것은 폐교 예정인 불목분교 정원에 있다(사진). 충무공 동상의 2배 정도 높이로 족히 5미터는 더 된다. 관리의 손길이 끊긴 완도호랑가시는 딸기, 잡목 등과 어우러졌다.

완도호랑가시의 자생지는 완도뿐이다. 그런데 이제 야생에서 큰 나무를 찾아 볼 수 없다고 한다. 사람들이 전부 뽑아갔기 때문이다. 완도에서 출생한 식물임에도 그의 존재를 아는 이는 드물다.

서양 사람들은 호랑가시나무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다. 예수의 가시관을 뽑아주려 몸을 던진 새가 즐겨먹는 열매라서 그들의 호랑가시나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홀리(holly)'로 부르며 거룩한 나무로 여긴다. 먹을 게 귀한 겨울에 새들은 완도호랑가시의 빨간 열매를 유독 좋아한다.

불목분교에서 자라는 보물급 완도호랑가시, 학교가 폐교되면 어떻게 될까?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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