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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변이 급하면 남자화장실을 이용하라”

축제때, 5일장 화장실 고장... 방파제 간이화장실 치워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1.05 13:49
  • 수정 2015.11.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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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완도 가을빛 여행'이 열린 지난 30일 오일장 공중화장실 여자 화장실 출입문에 고장을 알리는 알림 글이 붙어있다.


“화장실 고장... 용변이 급하신 분은 남자 화장실 이용을 부탁 드립니다”

오일장이 열리던 지난 30일 완도읍 5일장터 공중화장실 여자 화장실 출입문에 붙여진 알림 글이다. 화장실 안을 살펴보니 5개의 변기 중에서 장애인 변기 1개를 제외한 4개의 문이 잠겨 있고 ‘수리중’이라 적혀 있다.

잠긴 문을 열어 보니 좌변기가 막힌 채 시꺼먼 물이 가득차 있다. 사용 가능한 장애인 변기는 미닫이문이 열린 채 바닥에는 수북하게 휴지가 쌓여 있다. 남자 화장실 세면대 앞 유리거울은 박살나 있고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5일장 상인들과 이용자들의 불편 소식을 접한 심만섭 완도읍장은 “빠른 시일 내에 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화장실 변기 고장은 보름이 더 됐다는 것이 5일장 상인들의 얘기이다.

오일장 화장실이 고장나 불편을 겪었던 지난 30일부터 3일 간 완도항 일원에서 ‘청정완도 가을빛 여행’의 이름으로 가을 축제가 열려 바다음식과 가을 숲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또한 완도항 북방파제 입구에 지난해 10월 설치된 간이화장실이 지난 10월 15일 경에 예고 없이 치워졌고 이후 아무런 대책 마련이 없어 수협 주변 상가 이용자들과 낚싯꾼 그리고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완도군 항만기반 담당에 따르면,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지난해 10월 설치된 간이 시설이었지만 행사용 시실로 사용 기간이 지났고 고장 수리를 위해 옮겼다”며 “앞으로 화장실이 필요하다면 간이시설이 아닌 영구시설이 설치되도록 전남도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장실이 없어진 지금 당장 관광객 등 이용자들의 용변을 해결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북방파제 노래하는 등대로 자주 산책을 한다는 한 주민(여성, 가용리)은 "대부분 낚시꾼들이 방파제 벽에 소변을 보기 때문에 민망할 때가 많고 앞으로는 분뇨 냄새가 더 걱정된다"고 밝혔다.

완도군이 처음으로 시도한 가을축제를 위해 외부 손님들을 초대해 놓고 다중이 이용하는 화장실 시설을 방치한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 비판이 거세다. 외부 관광객들에 대한 융숭한 대접에 반해 정작 주민들을 홀대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청정 완도의 이미지와도 배치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완도읍 담당으로부터 5일장 화장실 여자변기가 수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완도항 북방파제 입구 화장실은 여전히 부재중이고 낚시꾼들은 불가피하게 청정 바다에 용변을 보고 있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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