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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배울 숲을 만들어 주자

장동일(완도성광교회 협동목사/세계인학교 대표)

  • 장동일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11.26 10:01
  • 수정 2015.11.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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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동안 황무지에서 나무만을 심어온 55세의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아내와 아들을 잃고 외떨어진 산에 들어와 도토리와 자작나무를 심는다. 그가 나무를 심는 이유는 나무가 부족해 땅이 죽어가고 주민들이 포악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땅은 아니지만 곳곳에 너도밤나무뿐 아니라 떡갈나문 씨를 뿌리고 가꾼다. 그 사이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났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렇게 40여 년이 흐른 후 황무지는 아름답고 거대한 숲이 된다. 메말랐던 마을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주민들이 하나 둘씩 돌아온다. 조금씩 자연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부피에는 89세의 나이로 한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죽는다. 결국 한 사람의 전망과 노력으로 황무지에 숲 마을이 생겨난 것이다. “참으로 훌륭한 사람의 업적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 참다운 가치가 알려지는 법”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것은 실화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1953년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가 쓴 「희망을 심고 행복을 가꾼 사람」의 내용이다. 1987년에는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유명해졌다. 이런 이야기가 실화라면 얼마나 감동이 될까?

두 팔 없는 장애인과 볼 수 없는 두 눈을 가진 두 사람이 돌고 잡초로만 무성한 땅에 약 1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2002년 중국 북동쪽 같은 마을에 살던 지아 웬키(53) 씨와 지아 하이시아(54) 씨는 직장을 구하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직장 구하기를 포기하고 나무를 심어서 돈을 벌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돈을 벌려고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음 세대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돌과 잡초로 무성한 마을을 회생시키기를 원했다. 곧바로 조그만 땅을 빌려서 그들의 계획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신체적으로 장애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건강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넓게 펼쳐진 녹지를 남겨주는 큰 꿈을 가슴에 품었습니다.” 그들의 헌신 덕택으로 지금까지 1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자라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협동작업이었다. 때로는 상대의 눈이 되어 주고, 때로는 상대의 팔이 되어주고, 개울을 건널 때는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가 팔은 없지만 볼 수 있는 친구를 등에 업고 안내를 받으면서 일을 해나갔다. 끊임없이 서로를 도와 장애를 극복했다. 그들의 극복은 다음 세대에 푸른 숲을 안겨주었다.

이외에도 내몽고 8백 만 평의 사막에 20년이 이상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든 인위쩐 이야기(사막에 숲이 있다) 등 황무지에 숲을 만든 실제 이야기는 전 세계에 수없이 많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 교육도 숲을 조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 심지 않으면 내일 거둘 수 없는 것처럼, 지금 자녀들에게 지식을 심고 지혜가 자라도록 교육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와 세계를 살릴 미래의 숲을 만들 수 없다. 그런데 이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불가능하다. 나라와 지역사회, 부모 세대가 공동의 협력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교육에 투자할 때 가능하다.

‘마태 효과’라는 것이 있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근육이 늘어나 운동이 즐겁고 쉽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휘력이 풍성해져 읽기가 더 쉬워진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더 보람이 힘이 되어 계속하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반대로, 놀면 놀수록 더 놀게 되고, 무언가를 탐닉하면 탐닉할수록 더 중독된다. 결국 우리는 부요한 자 아니면 아무 것도 없는 자가 되고 말 것이다. 늦지 않았다. 개인의 헌신과 공동의 협력으로 한반도의 끄트머리, 완도에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세계인이 마음껏 배울 숲을 만들어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