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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갈등 풀고 상생의 길 찾아야

진환(자유기고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12.02 20:15
  • 수정 2015.12.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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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태양광 집열판들이 우리 동네의 가까운 산자락, 묵은 밭이나 바닷가 폐염전지역, 폐교 부지 등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 시작했다. 핵 발전의 잠재적 위험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발전 시설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점차 악화되어 가는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의 일환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사업자들과 지역의 주민들이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것과 전자파 피해발생 우려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솔직한 속내는 태양광발전소가 지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제 태양광 발전이 들어선다고 해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는 거의 없다. 심지어는 ‘태양광 발전은 지역의 악’이라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온다. 지역의 이웃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 고소, 고발 사태까지 일어난다.

이런 사태를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할까. 다행히 태양광발전이 만들었던 그늘을 걷어내고 사업자와 주민들 모두에게 보탬이 되는 길도 있다. 얼마 전 KBS에서는 "이래서 반대합니다. 태양광 발전이 만든 그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태양광발전과 관련하여 갈등을 해결한 한국과 일본의 세 사례를 들어 방송했다. 방송 내용의 대강은 이렇다.

일본 나가노 현의 이이다 시는 태양광발전 시설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발전 수익을 지역과 나누겠다는 기업에 대해서 자치단체에서는 각종 지원을 해주면서 이익 공유를 유도하고, 태양광 입지를 결정할 때도 자치단체가 나서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자리를 마련해 갈등을 해결했다.

신안군 팔금도 역시 슬기롭게 위기를 해결했다. 3년 전 섬에 있는 폐염전에 대규모 태양광발전 단지가 세워졌는데, 건설 초기부터 마을 대표와 기업, 신안군이 협의를 거듭해 기업이 마을 발전기금으로 내놓는다는 데 합의를 이끌어 냈다. 마을 공동 창고에 태양광 발전 시설도 지어주고 여기서 나오는 발전 수익금을 모두 마을에 돌아가게 했다. 쓸모없던 폐염전에 들어선 태양광 시설 덕분에 뜻밖의 마을 수익이 생겨서 주민들은 오히려 만족해하고 있다.

또 햇빛 갈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주민들이 태양광발전을 통해 직접 수익을 얻도록 하는 사례도 있다. 일본의 이이다 시는 지역의 시민단체와 함께 햇님펀드를 시작했다. 시민들이 낸 투자금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비용을 충당하고 생산된 전기를 팔아 그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태양광발전 수익을 지역과 공유하는 것,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사회적 공감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적 지원이 있다면 불필요한 햇빛 갈등 없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것이 프로그램이 내용이었다.

허가기관이 관련 법규의 규정만을 들먹이며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기계적인 일처리는 너무 소극적인 행정이다. 방송의 사례에서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이해 당사자 사이에 끼어들어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끈질긴 노력이 있어야 지역에서 되풀이되는 소모적인 갈등은 줄어들고 서로가 상생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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