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화흥초 뮤지컬, 앵콜 어때요?

(완도 톺아보기)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2.16 23:46
  • 수정 2015.12.21 14:4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객은 100명이 넘지 않았다. 대부분 학부모들이었고 일반 관객은 거의 없었다. 지난 10일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2015 화흥 예술제' 1부는 악기 연주, 댄스, 합창, 사물놀이, 난타 등의 공연이 펼쳐졌고 2부에서 ‘화흥골 뮤지컬’이 이어졌다. 뮤지컬 공연이 끝났지만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여운이 길게 남았다.

화흥초 40여 전체 학생이 배우로 출연한 뮤지컬 “혹부리 아저씨와 비보이 도깨비” 공연이다. 대회를 준비하던 도깨비들이 노래 종목을 선택하는데, 노래 잘 하는 혹부리 아저씨의 비결이 혹 안에 있다고 믿고 아저씨의 혹을 떼어준다. 나중에 속은 것을 알게 되지만 혹부리 아저씨의 도움으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노래와 연기 그리고 춤을 통해 이야기의 주제를 살려내는 실력이 일품이다. 막내 도깨비와 혹부리 아저씨의 어린 딸이 만들어 가는 사랑과 우정은 덤이다. 공연이 끝난 후 팬 서비스도 좋다. 출연자 전원이 나와 노래와 춤을 선물하더니 무대 아래로 내려와 바닥에 있던 풍선들을 객석과 무대 위로 날리며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었다.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된 화흥초등학교 아이들이 지난 4월부터 땀 흘려 연습해 발표한 첫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여름방학 때 전교생이 4일간 캠프를 열면서까지 뮤지컬 대본을 외우고 노래와 춤과 연기를 전문강사로부터 배웠다.

음치였던 도깨비들이 모두 노력해 노래를 배워간다는 주제는, 처음 힘들고 어렵기만 했던 뮤지컬에 끈기 있게 도전하고 모두가 함께 땀 흘려 결국 멋진 공연을 해내고 자신감까지 얻게 된다는 화흥초등학교 아이들의 이야기로 보였다.

요즘 어느 학교를 막론하고 빠른 음악에 맞춰 추는 춤이 대세인데, 연기와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화흥초등학교 아이들의 진지한 공연을 보고 받은 감동은 제법 크다. ‘혹부리 아저씨’ 공연에 이어 ‘소년 장보고’를 뮤지컬로 준비하고 있다니 내년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뮤지컬 ‘소년 장보고’ 공연이 내년에는 광주 아시아문화의전당에서, 내후년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도 펼쳐진다면 좋겠다.

화흥초등학교 뮤지컬을 보면서 아쉬운 점도 있다. 단 한 차례 공연의 아쉬움이다. 완도군수와 군의회의장, 문화원장은 물론 완도군민들 모두가 ‘혹부리 아저씨와 비보이 도깨비’를 볼 기회를 달라. 그래서 하는 부탁인데, “화흥초등학교 배우 여러분, 다음주 성탄 연휴에 앵콜 공연 어때요?”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