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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일자리 체험수기

조금철(정신건강증진센터 송년행사 발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12.17 11:54
  • 수정 2015.12.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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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움츠려드는 추운겨울이지만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따뜻한 겨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장애인일자리 체험수기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삼스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저 또한 남들처럼 직장생활을 하며 지내왔던 시간들이 있었구나 하는 기억을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할수 있는 젊은 시절 직장생활도 하고 결혼생활도 하고 자녀까지 낳아 기르면서 평범한 삶을 지내왔던 저에게 생각지 못한 조현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정신과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자신감도 잃고 제 자신까지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도 가정생활도 유지하기 힘들어졌으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 자체가 제게는 희망이고 소망이고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고 겁이 나며 무슨 일을 하면 끝까지 하기가 쉽지 않아 제가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고 어려움 이였습니다.

제가 정신건강증진센터를 다니면서 센터 선생님들께서 작은 일부터 천천히 일을 시작하자며 장애인일자리 사업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경비 일을 했던 경험을 삼아 복지일자리를 신청하여 민원도우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불안과 걱정이 많았지만 지지와 격려로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일자리를 하면서 제게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복지일자리를 통해 의료원 민원안내를 하면서 어르신들 손도 잡아주고 따뜻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오전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기쁘게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1년에 한번 씩은 타 지역으로 가려는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복지일자리 참여하는 중에 서울에 일자리를 구하려고 무작정 상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도 센터 선생님들도 우려하는 마음으로 걱정해주고 서울에 있을 때도 안부전화로 지지해주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 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응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서울에서 직장생활 적응에 실패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다시 고향으로 내려 왔습니다.

심란한 마음 가운데 있을 때 정신건강증진센터 선생님들은 따뜻하게 저를 맞아 주셨고 격려와 도움으로 다시 복지일자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올라가는 것을 반대하셨던 어머니께서도 서울에서 적응 못하고 내려온 저를 안쓰러운 마음과 사랑으로 다시금 따뜻하게 받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복지일자리 참여로 민원안내 업무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민원실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도 잘 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예전에는 일할 엄두도차 내지 못했던 제가 이제는 일을 찾아보려는 마음이 생겼고, 지금 일하고 있는 복지일자리 또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 올해도 기쁘게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도 다시 장애인일자리를 참여하게 되어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도 독립하고 스스로 생활 할 수 있는 제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을 갖게 하도록 도와주신 정신보건센터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정신장애우들에게 직업재활이 꽃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만큼 재활에 큰 도움을 줍니다. 저 또한 옛 기억을 생각해 보면 일은 나와 먼 일처럼 생각했는데 지금은 일을 할수 내 자신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완도군에 장애인 일자리 사업이 커져 지금보다 더 많은 장애우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저처럼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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