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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제2막을 준비하는 소회(所懷)

박신희(완도군 기획예산실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1.06 21:45
  • 수정 2016.01.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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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희(완도군 기획예산실장)

사십여 년 공복의 외길을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오다 이제 종착역이라 하니 짐 내려놓고 겸허히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지나온 길 돌아보니 굽이굽이 함께 했던 인연들이 저마다 한 아름씩 안고 함께 가자 한다.

맨날 아무렇지 않게 대하던 바깥 세상이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낯설고 어색해 보이는 걸까?

선인들이 말하기를 ‘무슨 일이든 올라갈 때보다 내려가는 길이 더 어렵다’고들 했는데 그땐 잘 몰랐지만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지나온 과정을 다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우선은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능력도 변변치 않고 배움도 짧은 나에게 차고 넘치도록 베풀어 주시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상사와 동료, 지인들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

말단 계급에서 시작하여 소위 말하는 고위 공직자가 되기까지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간다’는 삶의 철학을 깨닫게 해준 나의 신조 한 가지를 조심스레 소개하고자 한다.

누구라도 생의 여정에서 피해갈 수 없는 일이지만 긴 세월 부대끼며 사는 동안 내게도 힘에 버거운 굴곡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난 ‘세상에 영원한 터널은 없다’라는 말을 믿고 살아 왔다.

그러면서 옛 다윗왕의 반지에 얽힌 일화인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를 항상 마음에 새기면서 고통과 어려움을 당할 때는 지혜롭고 일관되게 헤쳐 나가고, 성취감에 영화를 누릴 때에도 이 모두가 스쳐가는 한 때임을 생각하고 겸손해지려고 애를 썼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교차한다.

이제 공직을 마무리 하면서 건전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권장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별이 빛나는 원리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별이 빛나기 위해서는 밤이라고 하는 어두운 하늘의 역할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작금의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쇠퇴의 길을 걷던 어느 지역이 행정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력을 되찾아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례, 유권자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선출직에 당선된 사례, 주위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사업이 번창하거나 높은 직위에 오른 사례 등 밤하늘에 별이 된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정작 별이 된 장본인은 밤의 역할을 해준 상대방에 대하여 얼마나 감사함을 느끼며 보답하고 있을까?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성원해준 은혜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감사와 배려가 넘치는 사회가 될 때 ‘모두가 행복한 희망 완도’는 조금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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