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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성공한다고 전해라

김숙희 (빙그레식당 대표)

  • 김숙희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1.13 15:50
  • 수정 2016.01.1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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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을 수는 없지만 잘 먹을 수 있는 것이 나이라고 합니다.

엊그제가 마흔 같았는데 벌써 이십여 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마흔이 되기 전에 나는 늘 링컨 대통령의 말을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사람은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 마흔이 되면 나는 어떤 얼굴이 되어 있을까 궁금해 하면서.

그런데 사십대 초반의 나는 주식 실패로 인해 지금도 큰 돈이지만 많은 돈을 순간에 날려버리고 내 인생은 순식간에 달라져 버렸습니다.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면서 공무원인 남편과 평탄하게 살았을 삶이. 어쩌면 사회봉사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나름 안정된 삶을 누리면서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엄청난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 이십여 년 세월을 살얼음을 걷는 것처럼 살았습니다.

늘 위태위태했고 막막할 때가 너무나 많았던 지나간 많은 시간들!

사십대는 보험회사의 팀장으로 있는 힘을 다해 뛰어다녔고 오십대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 없는 식당을 그래도 기특하게 6년째 하고 있습니다. 나를 알고 있는 많은 지인들은 "저러다 금방 그만 두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한다"고 놀라고는 합니다.

지금 예순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는 내 시간의 화살을 바라봅니다. 할 수만 있다면 꽁꽁 묶어 두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이루어 놓은 것도 없고 이룩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 내게도 놓아버리지 않은 유일한 꿈은 있습니다. 마음 맨 밑바닥에 언제고 꼭 사학과에 진학하여 역사에 대한 물음표를 더 공부하고 싶습니다.

꿈만 꾸다가 끝날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조병화 선생님의 시를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꼭 해야지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2016년 새로운 한해가 밝았습니다.

​진부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나를 이끌어 왔던 내 삶의 화두였던 로버트 브라우닝의 "가장 좋은 것은 우리 앞에 남아 있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맨 처음에 시작이 있었습니다" 늘 그 말 때문에 힘을 내곤 했었습니다.

다시 또 처음입니다. 2016년 새해 첫날 아침 관광손님 때문에 새벽 3시 반에 집을 나섰습니다. 새해 첫날 이렇게 일찍 일어나 본 적이 없었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두 손을 꼭 쥐며 유행처럼 번졌던 그 말을 생각했습니다.

"올해는 꼭 성공한다고 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