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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崇魚 찬가

이대욱(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 이대욱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1.14 10:33
  • 수정 2016.01.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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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욱(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회장)

동어冬魚는 통째로 먹으니 겨울 맛이요, 수어秀魚는 영리하라고 먹으니 꾀돌이 맛이요, 숭어崇魚란 산전수전 다 겪은 늙수그레 어른 대접 받을 상석에 앉을 웃어른 맛이다.

노래도 숭얼숭얼 할 줄 알고 장애물 경주하듯 그물 위로 뜀뛰기 하듯 날으고 눈도 밝아 조그마한 틈새만 있어도 쪼르륵 다 나가버린 존경할 만한 숭어.

강이요 바다요 온 천지를 안식처로 삼아 놀이터로 놀며 쉬며 누구와 쌈질할 것 없이 뻘 먹고 수풀 먹고 식물성 프랑크톤 먹이로 자란 숭어.

어쩌다가 눈도 밝은 너가 마파람에 속 뒤집어 탑탑한 막걸리 같은 바닷물 속에 맛있는 부유물이 먹이라 벌컥벌컥 마시다 잡혀 온 숭어.

물 떠난 고기가 이리도 숨을 질기게도 쉬나 뭍으로 잡혀 온지 반나절도 지났건만 껄떡껄떡 파닥파닥 말뚱거린 그놈 눈이 불쌍하여 춥다는 소한 찾아온 손님 대접상에 올린 싱싱한 숭어.

빨간 피 쏟아내고 초고추장에 한 입 두 입 회맛 일품이라 칭찬 속에 살살 녹인 입맛을 와인으로 돋구니 눈웃음 속에 대한이 놀러 왔다가 추워서 얼어 죽고 갔다는 전설을 들으며 소한의 맛은 따뜻하기만 하다.

소한 때는 눈 맞은 맛이요, 대한 때는 포근한 마음의 봄비가 내린다. 따뜻한 겨울 즐겨보니 숭어 한철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