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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倚子, 걸상-床)

마광남(장보고연구회 전 이사장)

  • 마광남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02.18 00:25
  • 수정 2016.02.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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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가는 곳 마다 의자를 참으로 많이 접하면서 살고 있다. 옛날에는 밥 먹을 때만은 방바닥에 앉은 채로 먹었는데 이제 그나마도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으니 우리의 일상에서 때고 싶어도 땔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의자(倚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걸터앉는 데 쓰는 기구, 보통 뒤에 등받이가 있고 종류가 다양하다. 또 걸상의 의미는, 걸상이란 '걸터앉는 기구, 가로로 길게 생겨서 여러 사람이 늘어 앉을 수 있는 거상(踞床)과 한 사람이 앉는 의자로 크게 나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의자에 앉으면 참 편하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든 손님이 오면 의자를 권한다. 또한 손님도 부담 없이 앉는다. 그런데 그 의자 중에는 앉을 사람이 정해진 의자가 있다. 즉 어떤 직함이 있는 의자를 말한다. 사람들 중에는 그 의자에 앉으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러나 그 자리에 막상 앉고 보면 우리는 그 사람이 적격인가 부적격인가 심하면 비판도 한다. 그런데 그 의자에 앉아보려고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앉고 보면 그렇지 못함을 느끼는데 그래도 앉아보려고 애를 쓰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사람이 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는 사람이 없겠지만 그 의자에 앉기 전에는 지인들로부터 그래도 후한 점수를 받으면서 살고 있었는데 그 의자에 앉으면서 점수가 아래로 추락하는 것을 우리는 보면서 살고 있다. 그래도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기의 그릇에 담을 수 있는 양을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닌가 싶다. 즉 한 말을 담을 수 있는 자기의 그릇에 한 드럼을 담으려고 하니 세상이 온통 요동을 치는 것은 아닌가 싶다. 허기야 '빙글빙글 도는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이지'란 노랫말은 있지만 냉정하게 판단을 하고 그 의자에 앉았으면 한다. 그 의자에 앉고 싶다면 먼저 자기의 그릇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앉았으면 한다.

또한 앉으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그 자리에 앉는다면 무었을 할 것인가도 생각하고 앉으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