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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수산양식의 오랜 효자 품목

이달의 해조류: 미역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6.03.23 00:12
  • 수정 2016.03.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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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면 내동리 황영숙 씨가 잘 마른 꼭지미역을 손질하고 있다.

미역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갓 새끼를 낳은 어미 고래가 어떤 사람을 삼켰는데 고래 뱃속에 미역이 가득한 걸 목격한 후 살아 돌아 온 그 사람에 의해 고래가 산후조리로 미역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고래가 새끼를 낳으면 미역을 뜯어 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한다’는 당나라 때 기록도 있다. 비록 지어진 이야기겠지만 미역이 산후 여성의 건강에 좋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2017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를 준비하는 완도군이 매년 5월 8일 어버이날을 ‘미역 데이’로 정해 어머니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도 이런 같은 이유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미역은 완도의 대표적인 양식 해조류이며 전국 생산량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한다. 완도군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1939호(어가)가 1만여 ha에서 21만 줄의 미역을 양식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생산량은 24만9천 톤이며 총 425억 원 이상의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미역 작황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지난해(2015년)의 경우 올해의 ⅓ 수준인 8만5천 톤 생산에 불과했다. 이는 고수온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역의 품종은 아직까지 일반 미역이 대부분으로 식용(가공)이며 최근 전복의 사료로 이용된다. 나물용 미역은 극히 적고 수과원 청해 등 신품종 미역이 시험양식되는 정도이다. 더 다양한 용도의 신품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화된 전복 양식으로 미역의 양식도 크게 늘어 미역 생산량의 65% 정도가 전복의 사료로 이용된다. 전복의 주산지인 금일과 노화 지역에서 특히 많이 양식된다.

전복 사료를 제외하면 대부분 미역 양식 어가들은 물미역으로 가공공장에 공급한다. 올해 물미역 가격은 130원~150원(kg) 정도이다. 물미역은 소금에 절여 저장되거나 삶은 뒤 건조시켜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된다.

일부 어가에서 미역을 줄기(귀)째 햇볕과 해풍에 말려 ‘꼭지미역’을 만들기도 한다. 맑은 날 건조대에 3일 간 꼬박 말려야 최상의 상품이 된다.

최근 귀향한 황영숙(49) 씨 부부(고금면 내동)는 하루도 쉬지 않고 미역을 말린다. “말리는 일이 힘들지만 한번 먹어 본 사람은 반드시 꼭지미역을 찾는다”는 황 씨는 “마량처럼 완도에도 귀어·귀농인들을 위한 직거래 주말장터라도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차를 운전하다 보면 도로 갓길을 이용해 미역을 말리는 풍경을 종종 볼 수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오염은 물론 작업자의 안전에도 위험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응(적응)하기 위해 완도군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미역 등 해조류가 해수 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며 완도 해조류를 탄소흡수원으로 국제기구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미역 양식에 있어서도 여러 문제와 숙제 또한 있다. 과밀 양식과 부산물의 폐기로 인한 수질오염 등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특히 미역양식에 이용되는 스티로폼 부표는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친환경 부표로 서둘로 교체돼야 하고 이에 대한 지원과 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이렇듯 미역은 완도 수산양식 산업의 오랜 효자 품목이었다. 두 번째 개최되는 해조류박람회를 계기로 생산에서부터 가공 그리고 유통에 이르기까지 더 선진적인 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또 건강한 바다를 통해 지속가능한 수산양식을 길을 모색해야겠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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