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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면 구름이 발 아래생일도 백운산(白雲山)①
이승창 | 승인 2016.03.24 10:17
백운산 정상에서 본 금곡리와 금곡해수욕장(왼쪽)이다. 다도해가 한눈에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여러 해 전부터 올라보고 싶었지만 가는 길이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마침내 기회가 왔다. 설날 다음날 아침 완도항 여객터미널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생일도 용출항에 도착하는 섬사랑 5호를 타고 섬에 발을 디뎠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 섬을 다시 밟은 지가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생일도에 들어오는 방법은 몇 가지 길이 있다. 완도읍에서 올 경우 완도항을 출항하는 배를 이용하면 시간을 절약하고 이동에 따른 번거러움을 덜 수 있다. 완도읍 외 육지지역에서는 강진 마량에서 고금도로 이어지는 고금대교를 거쳐, 고금도와 조약도(약산면)를 잇는 약산대교를 지나서 약산면의 남동쪽 끝인 당목에서 생일도로 건너올 수 있다. 예전에는 고흥반도의 녹동항에서 여객선을 이용하여 오갈 수 있었지만, 강진 마량과 고금도를 연결하는 고금대교 개통 이후 대부분 조약도의 당목항에서 생일도로 들어온다.

생일면은 본섬인 생일도와 남쪽의 덕우도에 약 9백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고, 크고 작은 무인도와 암초들이 본섬 주위에 흩어져 있는 다도해의 섬 지역이다. 생일도의 지명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 설은 ‘산일도’, ‘산윤도’라 불리다가 주민들의 본성이 착하고 어질어 갓 태어난 아기와 같다 하여 날 생(生)과 날 일(日)자를 붙여 생일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설은 예로부터 험한 바다에서 조난 사고와 해적들 횡포가 심해 ‘이름을 새로 짓고 새로 태어나라’는 뜻에서 생일도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행정구역은 본섬에 소재지인 서성리와 유촌리·금곡리·굴전리·용출리 등 5개 마을이 있고, 덕우도에 덕우리란 마을이 있다. 섬 안에서 마을간 이동은 군도를 이용하면 되는데, 금곡리에서 용출리 구간은 찻길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그 구간에는 ‘금머리갯길’이라는 산허리로 이어지는 3.5㎞ 구간의 산길이 있다.

섬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큰 산이 백운산(白雲山)이다. 높이 483m로 완도군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구름이 항상 발아래 있다’ 하여 백운산이라고 한다. 이 산에는 야생 염소를 풀어 기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방목 염소의 분뇨로 인한 오염을 줄이기 위해 방목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2005년에는 괴물이 나타나 염소를 물어 죽였다는 소문이 돌아 주민들이 한동안 공포에 떨었는데, 나중에 잡고 보니 멧돼지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산이 깊은 백운산 기슭에는 약초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조약도(약산면) 보다 오히려 더 많은 약초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일도의 유명한 관광지는 금곡해수욕장이다. 서성리를 출발하여 유촌리를 지나 언덕을 넘어가면 섬의 서쪽 바닷가에 금곡리가 나오고, 마을 입구에서 남쪽 고개 너머로 1㎞ 쯤 더 가면 있다. 길이 0.5㎞, 폭 50m 정도의 백사장으로 수심은 1~1.5m에 이르는 아담하고 조용한 해변이다. 백사장 길이는 짧지만 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하며 썰물 때에도 갯펄이 드러나지 않아 바닷물도 아주 맑은 청정해역이다.

해수욕장 양쪽과 뒷쪽으로 소나무와 동백 숲으로 이루어진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어 주변 풍광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이밖에도 용출리 마을 앞 몽돌(갯돌) 해변도 바닷가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백운산을 중심으로 능선과 산허리를 임도와 산길로 이어주는 약 15㎞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서성항에서 시작되는 둘레길은 섬의 유일한 절인 '학서암 가는 길'과 남해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백운산 능선길' 등 7개 코스가 있어 자전거나 도보 트레킹에 안성맞춤인 길이다.

섬 안의 유일한 암자인 '학서암'은 3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섬에서 큰 사고가 자주 발생해 재앙을 막기 위해 절을 지었는데, 산의 형태가 학을 닮았다고 해서 학서암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주민들 대부분은 다시마·미역·청각 등 해조류와 광어를 양식하는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생일도 다시마는 대도시의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생일도에서는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밭에 녹색 그물망을 깔아 '다시마 건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색다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백운산 산행 중 산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을의 논밭들이 온통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생일도는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들만 그 진가를 맛볼 수 있는 보물섬이다.

서성리 전경
용출리와 굴전리, 생일면 상수도수원지도 보인다.
학서암
용출리와 굴전리, 생일면 상수도수원지도 보인다.

 

이승창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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