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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됐으면 이제 약속을 지켜라

박남수(편집국장)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6.04.21 17:38
  • 수정 2016.04.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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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여러 모로 진기한 기록을 많이 세웠다. 지역별 혹은 연령별 투표 결과를 봐도 표심은 그저 우연하고 단순한 선택이 아니었다. 마치 성난 시위대의 파도와도 같았다. 그래서 다시 한국의 정치에 대해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볼 만도 하다.

그렇다고 타 지역 혹은 전국적인 선거 결과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우리 지역 선거에서 가장 큰 이변은 8년이나 국회의원을 지내고 3선에 도전하는 후보가 낙선하고 출마의지를 밝힌 지 겨우 6개월이 안 된 그야말로 신인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실이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능하게 했는지 깊게 고민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를 통해 거대 양당제가 3당 체제로 바뀌었다. 양당제라고 말들 하지만 사실 우리 지역은 하나의 정당뿐이었다. 전남도의회는 벌써 양당 체제로 변했다. 유일 정당의 오랜 독점에 실증 난 유권자들이 정치적 신상품인 국민의당에 걸었던 기대가 녹색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에게만은 보다 엄격한 회고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그 덕분에 정치 신인인 윤영일 후보가 제20대 국회의원에 큰 표차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윤영일 당선자는 자신의 당선의 의미에 대해 유권자들이 전망적 지지를 보낸 것으로 착각해서도 곤란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매사가 그렇듯 지금의 녹색바람은 매우 짧고 덧없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당선자는 당선된 순간부터 선거 기간 동안 했던 약속을 꺼내 실천을 위한 계획을 면밀하게 세워야 한다. 잘못된 약속이라면 수정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윤 당선자에게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신 선거 기간 중에 상대 후보가 제기하고 지적했던 것을 포함해 유권자들의 의견까지 반영해 공약들의 실천계획을 세우고 이를 가능한 빨리 밝혀야 한다.

공약 중에는 누가 봐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들도 있었다. 신지에서 노화까지 30여 킬로미터를 다리로 연결하겠다는 약속은 대표적인 경우이다. 윤 당선자는 왜 그런 공약이 나왔는지, 진정어린 약속이었다면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해 밝혀야 한다. 완도 사람들이 이런 비현실적 약속들에 대해 생각이 없어 묵인한 채 윤 후보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자, 이제 선거는 끝났다. 그동안 했던 약속들에 대해 책임지고 실행하면 된다. 이를 이유 없이 미루거나 하찮게 여기면 주권자의 마음은 금방 떠난다.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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