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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인 장보고축제, "정체성 필요하다"20년 역사 장보고축제의 평가와 대책 그리고 제안
박남수 기자 | 승인 2016.05.19 01:48
올해 장보고수산물축제가 개막 첫날 밤 하늘을 수놓은 불꽃처럼 5일간 일정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사진=독자 김옥 님 제공)

지난 5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2016 완도장보고수산물축제’가 개최됐다. 정부가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덕분에 우리 완도군에 행운이 따르기도 했고, 도중에 비가 내렸지만 하루 밤 사이에 그쳐 축제 일정에 큰 차질은 없었다.

2016 장보고수산물축제 평가와 특징

신우철 군수는 이번 축제가 성공적이라고 축제 기간 중 수차례 평했다. 그는 “전남 22개 시군 중 여러 곳에서 동시에 축제가 개최되고 있지만 우리 완도에만 최고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말했고, “인물 축제와 경제 축제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었다”고도 평가했다. “지난해 축제의 시행착오를 개선해 축제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장보고축제는 지난 1996년 시작됐다. 한때 드라마 ‘해신’의 유행 덕분에 관광지 완도의 장보고축제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장보고축제는 점차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김종식 집행부 3기에 ‘웃음축제’로 변화를 모색했으며 신우철 집행부 들어 ‘수산물축제’로 변신을 시도했다. 장보고축제는 지금도 여전히 ‘진화중’이다.

현재 장보고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읍면대항 경연의 장이다. 12개 읍면 섬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유일한 무대로 지난해부터 부활해 큰 인기를 누렸다. 올해는 더 치열했다. 배구, 씨름, 계주, 줄넘기 등 체육대회, 노젓기대회, 복면가왕(막짱), 건강댄스 경연이 그렇고 해조류 음식 경연대회 출전 팀 중 절반이 읍면 대표였다. 학생백일장 역시 읍면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올해 축제 프로그램 중 장보고 노젓기대회, 장보고배 정구대회, 장보고 마라톤대회, 장보고 궁도대회 등 장보고 이름을 단 대회가 유독 많았지만 ‘무늬만 장보고’였던 건 아닌지. 또 이번 축제는 ‘설군 120주년’이란 수식어를 앞에 붙이고 설군 기념 홍보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축제는 2015년과 마찬가지로 수산물축제를 표방하고 완도의 대표 수산물인 전복과 광어 등 먹거리를 관광객들에게 싸게 제공하고 해조류 등 수산물을 홍보·판매하는 경제축제를 지향했다. 그 결과 5일간 방문자가 12만명이었고 수산물 판매수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77%가 증가해 씨푸드관 등에서 3억원 정도 수익을 냈고 50억원의 경제효과를 얻었다고 축제 관계자는 밝혔다. 6억 가까운 예산으로 치룬 축제치곤 꽤 성공했다는 평이다.

장보고축제의 문제와 한계

그러면 올해 장보고축제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

우선 방문자 12만명 중 절반 정도는 완도 주민들의 참여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거의 매일 읍면 경연대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의 이동 시간과 숙식 등 비용을 고려하면 경제효과는 또 반감된다. 축제 예산이 약 6억원 정도라지만 참여한 읍면 주민들의 지출을 고려하면 적어도 배 이상은 될 것 같다. 어떤 읍면의 경우 7~8천만원 정도 썼다는 후문도 들린다.
 

올해 장보고수산물축제에서 완도군에서 홍보관을 운영했다. '설군 120주년' 기념 행사 치곤 빈약했다는 평가다. 설군의 의미, 120년의 평가, 향후 120년의 계획과 대책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

설군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의미있는 행사가 없었던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120주년 되는 설군의 의미와 평가, 그리고 앞으로 120년을 대비한 군민 토론회라도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적어도 설군의 주역인 이도재 공의 설군 관련 이야기라도 정리했어야 했다. 그러나 설군 홍보관은 그저 장보고와 이순신, 윤선도와 최경주 등으로 채워졌다. 아쉬운 대목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장보고축제가 점차 자기 정체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왜 완도의 대표축제가 장보고축제인가 그 의미를 누구도 고민하지 않는다. 단지 인물 축제의 한계만을 거론한다. 그러다 보니 장보고 정신의 본질과 관련 없는 일회용 프로그램들이 등장한다. 결국 이번 축제 때 무산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도 뜬금없고 어이없다. 또 완도문화원이 발표한 강강술래 공연은 비록 독창적이지만 신라 장보고와의 연관은 왠지 작위적이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어느 군의원이 군정질문에서 아예 장보고 대사를 축제 이름에서 빼자고 했을까.

장보고축제의 대책과 제안

이제부터라도 우리 완도의 대표축제인 장보고축제에서 장보고 대사의 이름값은 제대로 해야 한다. 장보고축제의 정체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말이다. 진취적인 해외 개척, 동북아 지역의 해상질서 유지로 국제평화 정립, 활발한 해외무역과 문화교류 활동, 청해진 중심으로 정치·경제 자치의 완성 등 장보고 대사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야 한다. 현재 장보고 이름을 단 대부분 프로그램들은 사실상 ‘무늬만 장보고’일 뿐이다. 우리의 축제는 정체도 모호하고 특징도 없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장보고 정신에 부합되는 활발한 활동을 해온 국내외 인사들을 선정해 ‘국제 장보고 대상’을 운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평화, 문화, 무역(한상), 개척, 자치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수상자들)과 컨퍼런스를 개최할 수도 있다.

정체도 모호하지만 완도 장보고축제는 청정바다의 수도라는 천혜의 환경과 조건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바다는 주무대의 단순한 배경에 불과하다. 노젓기대회 정도가 바다에서 펼쳐지지만 관광객은 그저 구경꾼에 불과하다. 이제 바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장흥군은 탐진강 물을 이용해 전국적인 축제로 급부상했다. 안전하고도 재미있는 다양한 바다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자면 축제 기간을 8월로 변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장보고축제는 대한민국의 대표 바다축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장보고축제의 역사도 이제 20년에 이른다. 과거 ‘청해제’까지 하면 더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이제 장보고축제도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가할 게 아니라 현재의 프로그램들 중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궁복’이란 이름을 살려 궁도대회(국궁과 양궁 포함)를 전국적 규모로 개최하는 것도 좋겠다. 노젓기대회의 확대도 권할 만하다. 종목을 다양화하고 읍면 대표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코스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좋겠다. 관람객들이 가까운 눈높이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축제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수적이다.
 

해조류음식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생일 몰국'이다. 판매 가격이 19000원대라고 했다. 축제가 끝난 지금 완도 어디에서 이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완도군은 이 물음에 답해야 한다.

해조류 음식 경연대회는 가장 완도다운(wandoful) 모범적인 프로그램이다. 이후부터는 점차 시상의 격을 높여 전국적인 대회로 발돋음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비록 내년 박람회 때문에 축제가 없더라도 해조류음식경연대회만큼은 전국적인 규모로 개최하면 좋겠다. 맨손으로 고기잡기 체험도 자랑할 만했다. 어종과 게임 방식 등에 변화를 주면 명품 가능성이 보인다.

이제 장보고축제는 완도만의 것으로 국한해선 안 된다. 인근 지역과 개최 시기, 장소, 프로그램 등에서 서로 교류하고 공유해야 한다. 장보고대교의 개통 이후에 강진 청자축제와 장흥 물축제 등와 연계해 개최하면 시너지는 물론 모두가 윈윈할 수도 있다. 축제장소도 관행대로 완도항 물양장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나 장섬 인근 등 바다로 진출하면 좋겠다.

‘장보고축제’로 충분하지 않은가?

장보고축제도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변화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국에 내놓을 만한 명품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기껏해야 방문자 10만명, 경제효과 50억원 따위로 평가받는 축제가 아니라 전국 10대 축제 더 나아가 세계 명품축제 반열에 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축제를 찾은 한 방문자(순천, 62세)는 “싸고 맛있는 완도 수산물은 그냥 팔면 되는 것이지 굳이 축제 이름에 수산물을 넣을 필요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보고 먹고 체험하는 행복한 완도여행’을 주제로 우리는 ‘설군 120주년 2016 완도 장보고수산물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그러나 우리의 축제는 성공했으되 우리의 정체를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의 우리 완도의 축제는 너무 길고 복잡하다. 그래서 도통 정체를 모르겠다. 그냥 ‘장보고축제’면 어떨까?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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