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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만드는 손

  • 한정화 기자 natura67@naver.com
  • 입력 2016.08.26 11:33
  • 수정 2016.08.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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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웠다. 흥겨웠고, 아름다웠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녀의 에너지에 묘한 흥분이 일었다.

그녀는 완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 입학을 위해 전북 익산으로 갔다고. 다독가였던 큰오빠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는 그녀의 독서 이유는 ‘사람이 궁금해서’였단다.

‘사람’이 궁금하고 ‘사람’을 알고 싶었지만 아무리 알려 해도 이해가 안돼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다고. 그러나 정작 그녀의 전공은 독어독문학과. 독일로 가서 심리학을 공부하려면 언어부터 배워야했기 때문이란다.

대학 졸업 후 독일 유학의 꿈은 이루지도 못한 채, 서울 등 객지에서 이십 년을 살아온 그녀의 또 다른 꿈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고. 결국 완도로 돌아와 6년 전부터는 삼계탕집을 운영하고 있단다. 기록적인 올 여름 더위로 몸살이 심해 가게를 닫은 날이 많았던 그녀, 김일심 씨.(사진)

그는 어렸을 적 아버지께 들은 옛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완도의 아주 작은 꽃섬(섬이름은 정확치 않음)에 100년, 200년 만에 한번 날까말까 한 어여쁜 처녀가 뭍으로 가고 싶어 섬을 떠나는데, 섬을 떠나면 스무 살을 못 넘기고 죽는다는 이야기. “그런데, 저는 20년 만에 돌아왔네요”라며 웃었다.

요즘은 좋아하는 헤르만 헤세를 다시 읽는다고 했다.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히고 다르게 감동할 수 있다는 게 독서의 묘미라고.

아래 글은 김일심 씨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군대 간 오빠에게 쓴 편지의 일부이다.

"큰오빠 안녕하세요. 군대는 힘들지 않아요? 날씨가 더워서 큰오빠가 많이 힘들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은 오빠에게 내 얘기를 해야겠어요. 작은오빠가 자꾸 나를 힘들게 해요. 자기는 친구들하고 놀러다니면서 나보고 멸치 미스리 안 뒤집는다고 맨날 혼내요. 오늘은 꿀밤까지 때려서 울음이 나왔어요. 작은오빠 좀 혼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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