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안내판조차 법대로 설치하지 않은 해양생태체험관

기획단계부터 전문가 지역민, 시민단체 배제했다

  • 위대한 기자 zunjo@naver.com
  • 입력 2016.09.02 10:00
  • 수정 2016.09.02 10:1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면에서 이어짐)
공교롭게도 며칠 전 종합편성채널에서는 ‘밀착카메라’ 잡초 무성한 테마공원… 관람객도 외면'이란 제목으로 화순군의 '모후산 생태 테마파크'와 장흥군의 '사상의학 체험랜드', 나주시의 ‘나주 배 테마파크’ 등 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시설투자와 운영상 문제점 등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서는‘전국의 지방자치 단체들이 관광 활성화로 지역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명분으로 많게는 수백억 원씩 들여 테마공원을 지어놓고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곳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그래서 관광객은 물론이고 주민마저 외면하는 테마공원은 지역의 자랑이 아닌 애물단지일 뿐이다’라고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시설투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장보고공원을 찾은 완도읍 주민 A 씨는 “지난 2014년 해조류박람회 주제관 건물이 행사 전 준공을 위해 서둘러 짓느라고 부실문제 등이 발생해 행사가 끝난 후 무려 12억 원이나 되는 막대한 혈세를 들여 건물의 보수공사를 했었다”며 “겨울철에도 공사를 계속해야 하는데, 불과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건물을 제대로 지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건물을 완공한 후에 누가 어떤 내용을 담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가 문제다”며 “매년 수억 원의 예산과 여러 명의 관리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기존의 장보고기념관과 화흥포항 입구의 어촌민속전시관, 완도항 물양장에 위치한 해조류박람회 주제관 등 유사한 시설들과 내용이 중복되는 부분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궁금해 했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에서는 기존 시설과 기능이 겹치는 중복투자나 치밀한 계획 없이 지어진 테마공원은 오히려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충분한 검토 없이 많은 혈세를 들여 불필요한 시설을 만드는 잘못을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발주처인 해조류지원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건물 구조가 간단해 날씨만 도와준다면 해조류박람회 전인 3월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으며, 전시물 또한 미리 준비해 차질 없이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조류지원사업소는 올 12월 말까지 운영하는 한시적 부서로 해체 후 관리 주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다음달 시설물 성격에 맞게 운영 관리 부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내 다양한 전시공간이나 체험시설들이 들어서 관광객들에게 여러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한다는데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군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시설들이 건립 당시엔 지역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처럼 포장되고선 건립 후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것.

이는 기획단계부터 사업추진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전문가와 지역민, 시민단체 등의 목소리가 배제 되었기 때문이다. 해양생태체험관이 많은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사랑받을 수 있는 시설로 운영될 수 있도록 완도군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