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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별빛같은 키스를 보낸다

스토리텔링 완도

  • 김형진 기자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0.28 09:30
  • 수정 2016.10.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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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리도 슬픈데... 오오, 신이시여!
시월의 하늘은 어쩜 저리도 푸르나이까?
거, 용택 시인이 자기를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 따라 간 줄 알그라 그랬다지만 진짜 연애는 저 봄날이 아닌, 눈부신 나신으로 서 있는 이 시월이 아닐까?
어디, 시월에 비할라구!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냥 지나치던 게 있던가!
그 햇살마다 내 심장에 비수를 꽂고 그 바람마다 뜨거운 피를 펄펄 끓이며 그 별빛마다 그 영혼을 얼마나 탐할 것인지!
계절의 여왕, 5월! 흥! 웃기시라고 그래!
시월은 계절의 신이야.
아~암, 시월... 그럼, 안단테보다 더 아름다운 시월. 어디로 갈끄나?
두말하면 귀싸대기부터 날리는 정도리 구계등이~제. 구계등? 엉... 구계등... 어딘데요? 아이 참, 빨랑 인터넷 쳐봐!
자, 그러믄 갑니다. 초입에선 그럴꺼야! 그대를 앞세운 채, 나는 뒤에서... 그대의 두 눈은 사알짝 감겨놓고 나의 왼팔은 그대의 왼쪽 어깨 위를 넘어가고 나의 오른팔은 그대의 오른쪽 겨드랑이를 파고 들어가 그대의 가슴 위에 살며시 포갠 채...
한 발짝, 한 발짝, 자, 이제 눈 뜰 준비해!
쓰리, 투, 원...
그런데 눈에 보이는 건 없을 꺼야. 밤이니까 말야...
하지만 들려오는 게 있지?
촤르르~ 촤르르~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 몽돌에 부딪쳐 씻겨주는 저 감미로운 소리! 갓 젖몽울이 선 사춘기 소녀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저 음의 파동들.
수천, 수만년 동안 완벽에 도달하기 위해 저 몸짓은 완벽한 존재로 변하기 위해 필요했던 소리며 모든 사람들을 생기 있게 만드는 소리이자, 서로가 서로를 보듬는 소리이며 우리의 삶이 영원히 끝나지 않게 만드는 소리, 그래서 사랑의 소리...
파도 소린 많이 들어봤다고?
그래, 알아 알아! 이제부터니께...
준비햇! 이제 몽돌 위에 누워볼까나?
팔베게 해줄까? 이리와...
나의 눈을 봐! 그리고 밤하늘의 저 별빛 좀 볼래? 어때? 반짝이며 별빛이 날아오는 것 같지? 그리움이란 저 별처럼 오는 거야!
이제 나의 손을 잡아. 살며시 눈을 감고!
우린, 바람을 타고 날아올라 수없이 전율하는 천상으로, 수없이 붉어지는 전율의 그리움으로, 반짝이는 환희의 속삭임 속으로, 그 시작과 끝을 안고서 실크보다 더 매끄럽고 더 부드러운  그리움이 무아의 극치에 이를 때까지, 나래를 펼쳐 천상으로 날아올라!
아, 향기로운 하늘별 숲으로...
아, 섬광치는 은하수 숲으로...
이대로 세상이 멈춘 행복한 나래 속에서 무수히 피고지는 별꽃으로 살다졌으면.
오늘 밤은 사랑스런 별나라 왕비의 그리움에 심혈의 눈물들이 온몸으로 전율하여 팡!!! 터져도 좋으리!
기억해! 무상한 인간의 시간이란 다 함이 있겠지만 우리 사랑은 이 운명이 다할 때까지 변함이 없다는 것...
아, 사랑하는 이여...
사랑하는 이여... 내 생을 가장 크고 빛나게 하는 별빛은 언제나 언제까지나 그대의 두 눈에서 반짝이고 있다는 걸.
근데, 머 잊은 거 없어? 아차차... 아차차... 오카이! 키스~오브 화이어!
하지만, 그대의 입술아? 그대의 눈아?
너희 둘 중, 세상에 하나만이 영원하라면나는 기꺼이 기꺼이 그대의 눈에 입맞추련다! 아, 이 시월, 별빛같은 키스를 나는 그대에게 보낸다.

 

<정도리 구계등 오는 길>

장엄한 해돋이와 다채로운 빛깔로 물든 석양도 감상하면서 보름날밤의 선득한 달빛 아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반짝이는 청환석은 가히 환상적인 정도리.
전남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완도시외버스터미널(061-552-1500)에서 출발하는 정도리행 군내버스 이용, 정도리에서 하차 / 20분 간격 운행 / 10분 소요
호남고속도로 ->광산IC(13번 국도) →나주→해남→완도대교→완도읍 (827번 지방도-우회전)→정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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