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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쪽]내 번호 기억하세요? 한 번 불러봐요?나중에 알고봤더니 신랑의 작전이었다
완도신문 | 승인 2016.10.28 09:43


10월의 아주 멋진 날에 저 붉게 물든 단풍처럼 설레고 쑥스러웠던 연애 시절.
그때 나이 22살. 난, 부산의 대우 회사에 근무하는 지인의 소개로 부산 생활을 하게 되었다.
당시 회사에서 떠도는 소문에는 경기가 안좋아 곧 있으면 회사가 부도가 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소식을 접한 시골 어른들도 객지에서 고생하는 막내딸이 안쓰러웠는지 그러면 시골로 내려오라고 했다.
잠시나마 타향살이를 하고 있던 난, 그렇게 해 다시 내 고향 완도로 내려오게 되었다.
시골에 내려와 가끔식 여고동창 친구가 근무하던 사무실에 커피를 마시러 놀러가곤 했는데 어느 날이었다. 친구가 하는 말“친구야! 집에 있으면 뭐하냐?" "집에서 그렇게 있음 시집가라고 할테니 회사에 취직해 사북사북 다니면 좋겠다.”
그때만해도 지금처럼 늦게들 결혼을 하지 않았고 빠른 친구들은 스무살에 결혼한 친구도 있었다. 일찍가는 것이 대세였던 그 시절, 생각해보니 친구의 말도 맞는 것 같아 "알겠다" 며 수락하게 되었다. 친구의 상사분과 잘 아는 지인의 소개로 00물산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다. 새로 들어간 회사 생활에 하루하루 적응해 가고 있던 8월의 어느 무더운 여름날. 회사의 지인이 사무실 칠판에 모르는 휴대폰 번호를 적어 놓으며 하는말이 “ 조금 있다가 이 번호로 전화가 올테니 잘 받아서 물건이 잘 도착했다고 해라. 그리고 번호 잘 기억해라.”그 말에 "알겠다" 고 대답한 후,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다가 퇴근시간 한 시간 전에 칠판에 적힌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물건은 잘 도착했나요?"
난 지인이 시킨대로 "네, 물건 잘 받았습니다"
네, 알겠다며 전하고 끊겼다. 그리고 난 후, 다음날도 또 퇴근시간 한시간 전에 전화가 왔다. 전화를 건 사람의 회사와 우리 회사는 거래처 회사라 운송물건에 대해 하루 한 번씩은 마주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어제처럼 똑같이 그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퇴근시간 30분 전이었다.
그의 목소리,“제 전화번호를 기억하시나요?"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 번 불러보세요!"
난, 번호를 외우고 있지 않아서 칠판을 보면서 또박또박 불러주었다. 신랑은 번호를 불러주자 "그래, 알겠습니다"며 별다른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난 속으로 '이 사람, 참 싱겁네. 왜, 다른 말은 안하고 번호만 묻고 끊는다냐?" 
다음날이었다.
퇴근시간 30분 전.
또 싱거운 사람한테 전화가 또 왔다. 그날도 다른 말은 안하고 그냥 자기 핸드폰 번호 좀 불러보라고 했다.  그 말에 정말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정말, 물어 볼게 그것밖에 없어요?" 그 말에 그는 웃음끼 띤 목소리로 "그럼, 퇴근은 몇 시에 합니까?" "맥주는 먹을 줄 압니까?"
"날도 더운데 우리 시원한 맥주나 한 잔 합시다"
그 말엔 난 정말로 사심없이 거래처 사람이고 딱히 약속도 없었기에 오케 알겠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그건 고도화 된 신랑의 작전이었다. 신랑은 일관계로 회사를 오가던 중 내가 아직 미혼이다는 것을 알고서 선배였던 형에게 자신과 내가 연결될 수 있도록 부탁을 한 것 같았다.
우리의 첫데이트.
순수한 눈빛과 진솔한 마음이 느껴졌고 그 날 이후로 우리의 데이트는 계속됐다.
하루에 한 번씩, 그는 만날 때마다 매일 회를 사주었고, 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신랑 때문에 태어나 처음으로 생선회를 먹게 되었는데, 매일 회를 사주니 그땐 생선회가 무척 싼 줄만 알았다. ㅎㅎ 그렇게 그를 만나면서 차츰 그를 이해하고 정이 들면서 일년이 지나 우린 연애의 종점을 맞이 하게 됐다. 7남매의 막내와 8남매의 막내가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됐다. 연애는 달콤한 꿈이지만 결혼은 현실이 되어 지금은 잡아놓은 물고기에 고기밥을 그때처럼 자주 주지 않지만 워낙 생선회를 좋아한 신랑이라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이벤트로 생선회를 사준다.
그래서인지 우리 두 아들도 맛있게 잘 먹는다.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우리 아들과 최고의 만찬, 꿀맛으로 맛있게 잘 먹는다.
그때처럼 매일매일 생선회는 먹을 수 없다지만 지금처럼 치열한 현실 속에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살고 있는 당신을 칭찬한다.
언제나 우리 신랑 최고!
 사랑합니다!
 

-혜원-

 

본 코너는 현대사회에 더욱 상실해가는 가족애를 회복하고 감동의 부부애를 위해 기획되었다.
첫회에 용기를 내 준 혜원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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