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주도(珠島) 만조명월(滿潮明月) 1

사시사철 제모습을 달리하는 주도최창조 교수 "천하명당의 기운"

  • 김형진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6.11.18 15:32
  • 수정 2016.11.18 15:3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달빛을 한껏 머금은 아름다운 여인의 눈부신 자태! 천상의 선녀가 멱을 감으러 내려와 올라가지 못한 천상의 슬픔까지 한껏 머금은 듯한 넌, 달빛에 더 아름답구나!

사시사철 제모습을 달리하는 주도!

옛 선인들은 주도(珠島)의 만조명월(滿潮明月)이란 제목으로 시를 지어 완도 팔경 중 제1경으로 쳤다. 관광객들 또한 완도에 오면 누구라 할 것 없이 가장 먼저 찍어가는 곳인데...

전 서울대 지리학과 최창조 교수는 1994년 경향신문에서 완도읍 풍수를 정리하면서 이렇게 기술했다.  

<덕유 지리산맥은 보성, 장흥, 강진,해남의 남령산지를 거쳐 해남 두륜산에서 마디를 맺으며 결절 종산을 일으킨 뒤 달도의 망산을 딛고 원동에 상륙하여 숙승봉을 요산으로 삼아 상황봉에서 완도의 주산을 일으킨 맥세이다.

이것이 서쪽으로 나아가 장도 연안에 하나의 명당을 펼쳤으니 청해진 터가 바로 그곳이다. 지금의 군청소재지인 군내리는 그 한 여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곳에는 제주와 주변 섬을 연결하는 연락선들의 여객 터미널이 있고 어선들의 뱃머리 부두도 있어 포구의 정취가 물씬한 곳이다. 뱃머리 노점에는 구물거리는 산낙지, 고물고물 기어다니는 게, 해삼, 멍게 등을 팔고 있어 소주 한 잔 생각이 간절케 한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해산물도 보고 가끔 고개를 돌려 바다도 바라보려니 해방되었다는 이상한 기분이 지나간다. 불현 듯 대상도 없는 이성이 그리워지는 것은 무슨 까닭인지 자유라고 말할 수는 없고 방임이랄까 퇴폐랄까 하는 그런 묘한 기분이 찾아들더라는 뜻이다.

무릇 모든 여행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이런 포구를 헤매 다닐 때는 그 강도가 훨씬 심하다. 완도의 산신이여, 부디 노여움 푸시고 용서하시라.

하지만 완도도 많이 변했다. 선창에 울려 퍼지던 째지는 듯하던 유행가 가락은 어디서도 들리지 않는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