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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폭락, 완도 유자재배 농가 ‘울상’

최대생산지 고흥 재고량 영향…군, 판촉대책 마련 시급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6.11.18 15:36
  • 수정 2016.11.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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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자 수매가격이 지난해 절반까지 폭락, 유자재배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유자의 평균 수매가격은 1kg당 2,200~2,500원이었지만, 올해 수매가는 그 절반 수준인 1,300원대로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유자 상(上)품이 1,500원대다.

유자는 생과 소비는 거의 없고 대부분 유자차 등의 가공용으로 이용된다. 그러다보니 유자 수매시 생산량도 가장 많고, 가공 및 판매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고흥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완도유자의 주요 수매가 생산지인 완도가 아니라 고흥 유통상인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다.

특히 관내에서 가장 유자농사를 많이 짓고 있는 고금의 경우 상황이 가장 심각한 지경이다. 군에 따르면 고금유자는 연간 생산량이 2,000t으로 30억원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금유자는 대체로 완도농협 고금지점에서 매입하는 가격이 다른 유통상인들에게 기준이 되어 왔다. 그나마 가공시설을 갖춘 고금지점이 매입량이 많아 지역의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해온 셈이다. 그런데 가격이 폭락하다보니 고금지점도 조합원 농가만 수매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그 외 상당수 농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 못할 농가들이 많다. 작년에 운반차가 3번 사갔다면 올해는 2번으로 매입량이 줄었다.  30광주리를 직접 따서 1kg 1,000원으로 가져가라 해도 유통상인들이 다른 곳에 주라고 한다” 40년 이상 고금에서 유자농사를 지어온 이승일씨가 망연자실한채 뱉는 말이다.
 
올해 가격폭락의 주요 원인은 완도유자 가격을 결정하는 큰손인 고흥의 지난해 생산된 유자 반제품 재고량 때문이다. 절임상태로 보관중인 반제품 재고량이 약4,000t에 이르고 있어 수매량이 즐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당초 수출용 유자차 함량을 줄이면서 그만큼 재고량 증가로 이어진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시장에서 격리시켜야 할 하(下)품 유자들까지 전량 수매되면서 결국 재고량이 더욱 증가됐다.

앞으로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고흥의 유자 생산량은 6,500t으로 예상되지만 수매 계획량은 절반 수준이 3,500t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개척한 해외수출도 답보상태로, 특히 중국시장은 국내업체간 과다경쟁에 이어 사드 배치 문제와 세관 통관심사가 더욱 엄격해지면서 수출물량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고금면도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농수산 양영애 담당은 “사태를 파악하고 지난 17일 고금 기관·단체장 모임을 갖고 고금유자 판촉논의와 협조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관내 유통·가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고서는 매년 이같은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완도 자연그대로 농업’으로 친환경 명품유자로 품질향상도 진행해야 되지만, 그에 걸맞는 유통·가공 인프라도 더욱 갖춰야 되지 않을까 싶다. 매번 옆집 고흥 상황에 목매일 수는 없지 않는가. 아무튼 관내 유자농가의 1년 농사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군의 적극적인 판촉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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