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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시작이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1.18 15:47
  • 수정 2016.11.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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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 완도고 졸업. 원광대 1학년

2016년 11월 5일 1년 전 민중총궐기에서 물대포를 맞아 쓰러진 백남기 선생님의 장례식에 갔다. 백남기 선생님의 죽음이 국가폭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고 외인사에 대한 나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서울로 향한 이유였다.

더욱이 대학생인 나에겐, 힘들게 대학에 들어가서 공정한 경쟁이 아닌 특혜로 우리나라의 최고 대학 중 하나라는 이화여자대학에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부정입학한 사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나는 분노했다. 이 분노는 나만이 느끼는 분노가 아니였다.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원광대학교 학우들 함께 서울로 향하였다. 그리고 이번 11월 12일 민중총궐기를 통해 광장 민주주의, 불붙은 시민혁명을 체험하게 되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는 이미 그 전부터 곳곳에서 나타났다. 내가 살고 있는 곳 전북 익산에서도 곳곳에서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익산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 1천5백명에서 2천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고 6월 항쟁 이후 처음으로 익산에서 가두행진이 진행되었다. 시민들은 환호했고 함께하였다. 전주에서는 지난 5.18광주에서나 보던 경적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박근혜 정권 4년 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다.

그리고 11월 12일, 우리는 촛불이 되어 서울 광화문광장에 민중총궐기란 이름으로 100만의 촛불을 이루었다. 4.19혁명, 5.18 민주화운동, 87년 6월항쟁에 이은 하나 더 역사에 기록될 시민혁명의 시작이었다.

국민은 현명했다. 차벽 앞에서 과격해질 수 있었지만 서로서로 조심하고 평화시위를 외치는 모습도 보여줬다. 호루라기 손수건 등의 무기로 행진을 하기도 하는 등 참신한 모습도 보여줬다. 집회가 끝나고 남은 쓰레기 역시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함께 치웠다. 우리 역시 행진 중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모아서 버렸다.

민중총궐기는 이제 더 이상 집회나 예전의 시위모습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부모님도 친구와 함께 맥주를 들고 나온 청년들도 함께 즐기는 축제의 현장이었다. 이번 민중총궐기가 보여준 모습, 100만의 촛불이 보여준 모습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위대함을 새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12일은 지나갔다.

사실 민중총궐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여전히 그 자리서 버티고 있다. 사실상 하야는 하지 않겠다고 한다. 야당은 강경하게 나간다고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100만의 촛불을 등에 업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다시 국민들이다. 지난 100만의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각자의 지역으로 내려가 그 촛불이 다시 곳곳에서 타오를 것이다. 내고향 완도도 역시 17일 촛불을 든다는 소식이 들린다.

4.19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에서 대학생들이 앞장섰듯이 지금 이 상황에서도 대학생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대학생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집회에 참여하고 광장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위해서 원광대 학우들에게 지금의 시국에 대해서 알리고 함께 광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다짐하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그 주인은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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