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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호랑가시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2.02 12:32
  • 수정 2016.12.0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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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자연교잡종으로 1978년 천리포수목원 민병갈 원장이 완도에서 처음 발견해 명명되었다. 학명은 llex wandoensis C.F.Miller&m.kim이다. 키는 4~6m 정도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테두리에 가시가 없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꽃은 4~5월에 백색으로 피고 열매는 적색으로 9~10월에 맺는다. 겨울에도 빨갛게 달려 있어 매우 아름답고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완도에서만 발견된 희귀식물이지만 민병갈 원장에 의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됐다.

현재 군에서 완도읍 관문(영일크레인~장보고마트 앞까지) 6차선 도로 1.2km 구간 중앙분리대 대신 화단을 만들고 거기에 아름드리완도호랑가시나무를 심고 있다. 군은 완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완도만의 수종인 완도호랑가시나무를 심는다고 밝혔다. 꽃말도‘행복과 평화’로 군정 목표인 ‘모두가 행복한 희망완도’와도 일치된다. 또 내년 4월 14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국제해조류박람회에 완도만의 색깔을 선보일 수 있어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앙분리대 화단에 현재 심어진 완도호랑가시나무는 원산지인 우리 지역에서 구할 수 없어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해왔다. 로열티를 지불한 셈이다. 또, 우리 스스로가 완도만의 소중한 자산을 가꾸거나 지킬 의지와 역량이 부족해 톡톡한 대가를 치렀다고 봐야 한다.

어디 완도호랑가시나무만의 일이겠는가. 60~70년대 완도 김의 명성도 옛말이 됐다. 품질 좋기로 유명한 다시마와 미역도 부산기장 다시마와 미역에 밀린다. 고금 유자도 고흥유자로 변한 지 오래다.
마지막 보루인 완도 참전복과 황칠나무 미래도 이대로 안일하게 손 놓고 있다가는 완도호랑가시나무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우려된다. 그 종을 원래대로 보존하려는 노력 없이 함부로 훼손하거나 원산지 표시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안 된다. 완도의 풍부한 자원이 그동안 완도인의 큰 축복이었다면 이제는 그 축복을 계속 이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완도 희귀식물 완도호랑가시나무는 한 개인에 의해 세계로 퍼져나갔다. 정원수 또는 크리스마스트리로 널리 애용되는 가치 있는 식물로 대접받고 있다. 만약 당시 군행정에서 완도호랑가시나무를 지속적으로 가꾸고 보존해왔다면 우리 산에 널려 있는 나무를 비싼 돈 주고 구입해 심을 일이 없을 것이다. 경제적 가치 하나만 따져도 너무 큰 것을 잃었다.

완도호랑가시나무를 보면서 우리 것에 대한 귀중함과 보존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타산지석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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