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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행복하지 않은가?

[전문가칼럼]김원자/여행칼럼니스트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2.02 13:08
  • 수정 2016.12.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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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자 / 여행칼럼니스트

 며칠 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6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란 통계발표를 계기로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해보고 있다. 왜 지금보다 잘 먹지 못하고 생활도 불편했던 과거에 비해 행복하지 않은가? 나이 탓인가? 그것만도 아닌 것 같다. 젊은이들은 오히려 더 불안하고 절망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결혼도 하지 않고, 출산도 포기했다. 3포, 아니 7포라는 말까지 나왔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에 이어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세대’란 말이 등장하더니 ‘꿈’과 ‘희망’까지 놓아버린7포에 이른 것이다.
매주 토요일 광화문 앞에 모이는 대중들의 연령층은 생각보다 더 젊다. 촛불집회는 박-최게이트가 이슈긴 하지만 크게 보면 국민혁명이다. 누구말대로 바람이 불면 사그라질 작은 촛불이 아니라는 말이다. 국민들은 지금 바꾸고 싶다. 이 절망적인 헬조선의 삶을 엎어버리고 싶다. 최소한의 행복과 뭉개져버린 인권과 자존심을 찾고 싶은 것이다.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은 사람들의 복지나 행복의 정도를 말하는데 생활수준과는 약간 다른 개념이라고 한다.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물질적인 측면, 즉 건강이나 식사, 고통의 부재 등과 함께 더욱 중요한 정신적인 측면이 있다. 스트레스나 걱정이 없고 즐거워야 하는 것이다. 특정한 시기나 특정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인구 집단이 누리는 식사나 주거, 안전, 자유 및 권리의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예상한 바지만, 올해 한국의 삶의 질은 세계 47위에 그쳤다. 지난해보다도 7단계 하락한 순위며 이는 미국(18위)이나 일본(20위)은 물론 중국(45위)보다도 낮은 순위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7천195달러로, 세계 32위임에도 삶의 질이 거기에 미치는 못하는 데는 저성장과 높은 노동 강도, 실업률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한 통계로 행복지수라는 것도 있다. 유엔 자문기구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해마다 3월에 발표하는데 '2016 세계 행복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에서 행복한 나라 1위는 덴마크다. 이 통계는 국내총생산(GDP)에다 건강한 기대 수명,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 개인의 자유, 사회적 지원 등이 평가기준이 되며 특이하게도 ‘어려울 때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 등 정서적인 항목도 반영된다.

여기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해 47위서 11계단 하락한 58위에 머물렀다. 이 통계가 3월에 나왔으니 망정이지 요즈음 이 행복지수를 매기자면 어느 정도나 될까? ‘행복한 나라의 조건’으로 "국민이 평등할수록 행복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과연 평등한 대접을 받았으며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이 이를 토로하고 보상받을 통로가 있는가? 어느 누구한테 물어도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최 상층부라 여기는 권력층과 가장 엄격해야할 대학마저 노골적으로, 아주 적나라하게 부패상을 드러내 보이고 말았다. 도덕이 무너진 자리에 물질적 성취와 욕망이 성공이란 이름으로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노력해서 꿈이 이뤄지는 나라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월드컵우승과 함께 불었던 “꿈은 이루어진다”는 바람과 시대정신은 사그라져버렸다. 제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두루 뭉실 넘어가지 말자. 국민들은 죽도록 일했으며 미래에 희망을 걸었다. 이를 뭉개버린 장본인을 밝혀내야한다. 그가 저지른 것들이 얼마나 큰 범죄인가를 알려줘야 한다. 그때까지 나와 우리는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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