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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전문가칼럼]정병호 원장 /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완도신문 | 승인 2016.12.30 09:16
정병호 원장 /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의 시 ‘껍데기는 가라’의 한 구절이다. ‘닭 껍데기는 가라, 개와 돼지의 아우성만 남고 닭 껍데기는 가라.’ 청와대 앞 촛불집회에서 민초들이 신동엽의 시를 개사해서 부른 노랫말이다. 최고권좌에 앉아서 하는 짓이 머리 나쁜 닭을 닮았다는 것이다. 이 나라 지배층들에 의해 개, 돼지로 비하된 국민들의 외침으로 기필코 그녀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겠다는 다짐이다.

또 한해가 저문다. 병신(丙申)년은 가고 정유(丁酉)년이 온다. 시인의 바람처럼 새해에는 우리 사회의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모두 갔으면 좋겠다. 촛불혁명의 열매가 서민들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 4.19 때 민중이 흘린 피의 대가를 약삭빠른 구테타 세력에게 헌납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 대선처럼 민주세력이 분열하여 다 된밥에 코 빠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왕적 권력을 독차치하기 위해 동지들을 배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권력이 교체돼야 우리 사회의 적폐를 하나라도 해소할 수 있다. 연대만이 남고 분열은 가라.

촛불민심은 온갖 모순으로 가득 찬 구체제를 일소하여 밝고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민심은 천심인데, 이런 대의 앞에 당리당략이 가당키나 한가. 싸움이 끝나기도 전에 전리품 챙길 생각인가. 정치권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대체할 개헌 논의에 적극 임해야 할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그대로 두면 비선실세는 다시 등장하기 마련이다. 중국황제 곁의 내시들이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던 이유도 황제의 절대권력 때문이었다. 최순실과 부역자들이 국민혈세를 제 호주머니 쌈짓돈처럼 꺼내 쓸 수 있었던 것도 중앙으로의 권력집중 때문이다. 권력분산, 지방분권이 살길이다. 권력구조 개편과 더불어 1인 1표의 가치가 동등하게 평가되도록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래야 협치가 가능하다. 3당 체제에 이어 4당 체제가 되면 거대 양당체제 때와 달리 정파간에 대화와 타협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당장 권력구조를 바꾸리 어렵다면 최소한 대통령 결선투표제라도 도입하라. 그래야 연합정치도 가능하다.    

내년 1월 9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1000일째가 된다. 사고원인에 대한 진상조사는 고사하고, 아직 선체 인양도 못했다.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괴물체와 충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과 닮은꼴이다. 민주세력의 지난 대선 실패가 뼈아픈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해에는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여 진상조사 방해하는 세력들을 모두 가게 하라. 그래야 세월호 영령들이 편히 잠들 수 있다. 그래야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

오는 해가 정유년이니, 진짜 닭만이 남고 가짜 닭은 모두 가라. 가짜 닭과 함께, 양계하는 우리 농민들, 서민들 괴롭히는 AI 바이러스도 함께 가라. 회사 직원들을 시켜 달걀 사재기까지 하는 악덕 기업주도 가라. 부패권력과 결탁하여 나라경제 좀먹는 재벌은 가라. 정규직 자리만 남고 비정규직 자리는 모두 가라. 국리민복에 힘쓰는 진짜 정치지도자만 남고, 가짜 정치인들, 정상모리배들은 모두 가라. 이순신 장군과 같은 군인만 남고, 알자회 정치군인들, 똥별들은 모두 가라.

법조삼성(法曹三聖) 김병로, 최대교, 김홍섭 같은 진짜 법률가들만 남고, 법조삼치(法曹三恥) 김기춘, 우병우, 조윤선 같은 법꾸라지들은 모두 가라. 국민을 주인으로 삼는 공직자들만 남고, 갑질하는 공무원들은 모두 가라. 군정을 제대로 감시하는 군의원만 남고, 의장자리 사고파는 군의원들은 모두 가라. 알맹이 언론만 남고, 껍데기 언론은 모두 가라.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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