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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촛불, 대한민국의 촛불이고 우리의 미래

[독자기고]김영신 대표 / 민주민생 완도행동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6.12.30 09:19
  • 수정 2016.12.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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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대표 / 민주민생 완도행동

여전히 촛불은 국민들에게 마지막 희망이다.

인간에게 전해준 불로 인해 신들의 왕인 제우스와 갈등을 빚게 된 프로메테우스는 결국 코카서스 산봉우리에 결박되어 오랜 시간에 걸쳐 독수리에게 간을 갉아 먹히는 벌을 받았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류에게 준 선물만큼의 재앙을 상자에 담아 판도라를 통해 인류에게 전달하고자 했고, 결국 판도라는 상자를 열어 마지막 희망만을 남겨놓고 인류에게 죽음과 질병 등의 각종 재앙을 퍼트린다.

2016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장면을 함께 목도할 수밖에 없었다. 재앙으로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것들은 국정농단, 헌법유린, 정경유착, 민주주의 파괴, 불법과 비리, 부조리, 불공정이라고 표현 될 수 있는 것들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자괴감, 허탈함, 참담함, 황당함, 비참함 그리고 분노였다.

거짓은 진실 앞에 고개 숙이고, 힘을 가진 자들은 힘없는 자들을 위해 그 힘을 쓰는데 조금의 주저도 없어야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러하지 못했다. 민의가 헌법보다 우선하고 시민의 분노가 정치적 계산보다 우선해야 함에도 그런 믿음들이 무너진 폐허위에 촛불을 하나 켜든 국민들이 찬바람을 맞고, 비를 맞아야 했다.

엄청난 국정농단 속에서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이 고작 촛불하나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게 다라는 사실의 참담함에도 불구하고 연인원 천만 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거리거리로 흘러나왔고, 그 힘은 결국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혁명적 성과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청문회에 나온 모든 증인들은 하나같이 모른다는 답변만 늘어놓고, 반성한다던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을 모면하려고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기 직전 민정수석을 임명하고, 국정농단의 공동책임이 있는 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자신들 살길 찾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권력은 권력자들을 위해 사용되어지고 있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어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국민들은 어쩌면 절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국민들을 지치고 절망케 해서 정치로부터 관심이 멀어지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생존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엔 여전히 희망이 남아 있고, 대한민국과 완도에는 여전히 촛불을 들고 묵묵히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찬바람 몰아치는 거리에서 촛불하나 들고 서 있어야 하는 일뿐일지라도, 그것이 희망이다.

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의 촛불은 계속돼야 한다. 지금껏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부모세대와 그리고 우리들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서 대한민국은 더 건강해져야 한다. 비록 프로메테우스의 형벌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욱 튼튼히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완도의 미래도 그 대한민국 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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