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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늪에 빠지다

[문학의 향기]Gone With the Wind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2.10 14:10
  • 수정 2017.02.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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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 기다린다.
그렇지만 지금 내 심장은 당장에라도 널, 불살라 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돌이 되어야한다. 지금은 돌이.
그렇지만 지금 내 심장은 불이 돼 단숨에 널, 집어 삼켜 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돌이 되어야 한다.
나는 돌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돌’이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나는 자연 속 너무나 평범한 돌이 되었다. 아, 돌이 되었는데도 이 기다림은 너무나 지독하기만하다.
내 심장이 뛰쳐 나올 것만 같다.
잔혹스런 기다림!
감상은 하지 말자. 감상은 금물.
하지만 이성의 지배를 벗어나려는 심장. 지금이라고! 지금 당겨 보라고! 하지만 이성은 심장을 막아선다. 아직은 아니라고.
입술을 매만지며 격동하는 심장을 진정시켜 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내면의 고동은 더욱 요동친다.
마음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안돼! 안돼! 더 이상 혼란은 되레 나의 죽음! 죽음을 떠올리며 가까스로 침묵의 시간을 벌이며 고요와 적막의 휘장을 몇 겹이나 두르고 났을 때. 드디어 놈 하나가 나타난다.
번뜩이는 눈빛!
천천히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다.
싸늘한 이 느낌. 이 느낌을 맛봐야 비로소 잠잠해지는 심장. 시간이 멈춰서 공간이 사라져 버린 그 때!
“탕!”
‘굿바이!’‘이제, 우리 지옥에서 만나는 거야’
그 순간에 붉은심장엔 백만볼트의 전류가 찌리릿! 결과보다도 먼저 느끼는 심장과 회심의 눈빛!
표적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쾌속의 탄환은 그 가슴을 정확히 꿰뚫고 지나가 버렸다.
기다린다는 것은 아름답고도 슬픈 일. 그것은 하나의 부조리다. 희망과 절망, 기대... 설레이는 희열이 있는가 하면 어둡고 답답한 환멸이 있다.
하지만 기다림의 끝에 이른 자들.   막막함으로 진저리를 쳐 본 이들은 그 기다림속에 어떻게 실존이라는 꽃이 피어나는지를 안다.
기다림의 꽃은 그렇게 서로 모순하는 생의 기로 속에서 피어난다.
여자 미첼. 스물여섯. 교통사고. 다리를 다쳤다. 병원 생활의 시작.
그러자 신문사의 해고 통보.
26살 처녀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다.
꿈에 그리던 저널리스트!
인생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좌절. 낙심. 이어진 절망. 그리고 그 절망의 늪. 절망은 한 순간이었지만 한 순간이 아니었다.
미첼에게 절망이란 산산히 부셔져 내리는 그 심장이 결코 헤짚고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 속으로 잠식되어 가는 걸 눈 뜨고 보고서도, 전혀 손 쓸 수 없는 암흑의 늪.(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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