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곡조 뽑아 불먼 앉아 있는 사람들 드물어"

[칭찬릴레이]보길 윤선도 원림 특산품판매장 세할머니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7.02.17 11:17
  • 수정 2017.02.17 11:3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경임(82), 김수래(81) 전성애(80) 할머니.


관광객들은 단순히 잘 만들어진 전시관이나 자연환경만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지역의 문화를 원한다. 이곳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사는 걸까? 똑같은 삶의 방식이라면 관광이란 것 자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칭찬릴레이 주인공은 보길도 세연정 근처에서 관광객들에게 완도의 흥, 맛, 삶, 완도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지역특산품을 판매하는 부황리 세 할머니들이다.

세 할머니들은 직접 만든 농주를 가지고 나와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사든 안사든 한잔씩 돌리기도 하고, 아무 것도 안사는 관광객들에게도 다음에 오면 꼭 들리라고 특유의 사투리 화법으로 그들을 사로잡는다.  “관광버스가 오면 노래 한곡조 뽑아 불먼 앉아 있는 사람들 드물어. 신나서 가만히 못 있제”가장 연장자인 김경임 할머니(82)가 능수능란하게 관광객을 휘어잡는 비법을 말해준다. 

김 할머니는 세연정 매표 일을 하다가 세연정 부근(윤선도 원림)에서 특산품을 판매한지 25년 정도 됐다. 한 살 어린 김수래 할머니(81)는 50년, 두 살 어린 전성애 할머니(80)는 15년 정도다. 다들 집에 그냥 있기는 그러고, 나와서 용돈이나 벌겸 사람들 만나는게 좋아서 나온다고 .

세 할머니 모두 인생에 대한 내공은 대단하다. 말씀 하나 하나에 삶의 지혜가 묻어난다. 관광객들이 이들 할머니들에게 빠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건 아닐까. 이건 일부러 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 연륜이 없다면.

요즘 할머니들은 특산품 코너 매장 운영에 불만이 많다. 11명이 노상장사를 하는데, 어느날 7칸짜리 특산품판매장이 지어졌기 때문이다. 1평 남짓한 공간에 2명이 들어가 장사를 하다보니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게 된 것이다. 요즘은 1주일씩 2교대하기도 하는데, 쉬는 날에도 적은 돈이지만 임대료를 내야 하는 부당함이 할머니들의 입 도마에 올랐다. 완도문화 전도사 할머니들이 마음 편히 장사할 날이 언제일까.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