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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끝에 이르면!

[문학의 향기]Gone With the Wind 2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2.17 13:01
  • 수정 2017.02.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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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뛰지 않았다. 심장이.
그 뜨겁게 팔팔하게 뛰어 오르던 심장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고 어느 샌가는 완전히 멈춰 서 버렸다.
내가 누구인지 몰랐다.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꽃다운 나이,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았다.
절망.
그녀에게 기적의 순간이란 정말이지 일상의 평범한 그 순간들이었고 포기완 전혀 다르게 이 절망의 길을 걷는다는 건, 죽음과 같았다.
이 절망이란 인간에게서 분리해 낼 수 있는 하나의 생각이 아닌 인간 그 자체였으니까.
그녀는 쉽게 절망이란 끝에 도달할 수 없었다.
그건, 자기연민이나 이기심, 내가 가진 모든 걸 잃었다는 자괴감, 또는 내 삶의 기쁨이 충만하기를, 아님 성취하기를 희망하지만 이젠 그것조차 안된다는 걸 포함해야 했음으로.
미첼은 물질적, 정신적, 그리고 그 영혼까지 지금껏 거들 떠 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대한 절망의 끝을 그렇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절망의 끝.
그 때에 서게 되면 두가지 길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죽느냐? 아니면 사느냐?
물론 그녀에게는 어느 쪽에서도 삶은 보이지 않았다.
그 심장은 어서 빨리 이 혹독하고 처절한 고통 속에서 잠들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하얗게 밤을 지새고, 병상의 창문 밖으로 찬란하게 태양이 떠올랐다 그 순간. 지성 까뮈의 말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림자 없는 태양이란 없다. 이 밤을 겪지 않는 한 오늘의 태양이란 결코 떠오르지 않는다’
까뮈의 말을 떠올린 그녀.‘그래, 진짜의 인생은 절망의 반대쪽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그러면, 어디 한 번 해 볼까?’
드디어 절망의 끝에 이르러 희망을 떠올리는 미첼.
역시나 절망이란 놈은 고통만을 남긴 게 아니었다.
나를 지혜롭게했으며, 나를 겸손케 했으며, 나를 인내케 했으며, 타인을 동정케 했으며, 그 무언가로부터 사명감을 갖게 했다.
피눈물나는 과정을 거치며 세상의 쓴맛, 단맛을 다 보고, 수없는 실패와 좌절과 모욕까지 겪게 됐을 때, 이 절망이라 놈은 내일에 영감을 불어 넣으며 찬란한 나의 역사를 탄생시키고 있었으니. 미첼은 절망의 끝에 이르러 자아에 대한 열렬한 몰두, 절정의 순간에 이르는 그 과정의 탐닉, 매순간 이리 저리 부딪치는 열광적인 자신을 발견해 냈다.
‘그래, 일단 내가 못하는 것 빼고, 안되는 것도 빼고...’
‘그럼 뭐가 있지? 내가 잘하는 게 말야? 그래 그거였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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