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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뉴스 후]완도읍 항동리 김광술 이장의 묵묵히 이어지는 선행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7.02.24 12:33
  • 수정 2017.02.2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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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마을 이사한 80세 할머니 이삿짐 날라주고, 장독대정리할머니 기초수급비 보답 사양 "선행 꼭 널리 알려 줬으면"

2016년 12월 9일자 본지 1063호 1면에 <완도읍 김광술 씨 “못해 드려 늘 안타깝다”>란 제목으로 완도읍 항동리 이장을 맡아 구도심 마을 활성화와 연로하신 마을 어르신들을 챙기고 있는 김광술 씨(65)가 칭찬릴레이 주자로 보도됐다.

그런데 지난 2월20일 80세 한 할머니가 뜻밖에도 어려운 걸음으로 본보를 방문해 김씨의 선행을 꼭 신문에 내주었으면 하는 뜻을 전달해 왔다. 사연은 이랬다.

할머니는 원래 김씨가 이장인 항동리에서 살다가 며칠 전 이번달 16일 완도군청 위쪽 하늘단비 교회 근처 당산리로 이사를 하게 됐다. 연로하면서 기초수급대상자로 살고 있는 할머니로서는 이사도, 이사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때 항동리 이장 김씨가 팔을 걷고 나섰다. 항동리 옛집에서 이사할 당산리 집으로 이삿짐을 옮기고, 이사한 집이 바람이 들어와 혹여 추울까봐 문풍지로 문틈을 발라주기도 했다.  이사 다음날엔 장독대 정리까지 해줬다. 

이에 정말 고마운 도움을 받은 전영원 할머니(80)는 기초생활수급비가 나온 지난 21일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37만원 수급비에서 20만원을 봉투에 넣고 이장 김씨에게 커피 한잔 하자면서 “이장님 고생 많이 하셨는데, 저로서는 이것 밖에 이장님한테 보답할 것이 없네요”라며 작은 보답을 하려 했다. 이것을 김씨가 극구 사양하며 받지 않았다.

결국 할머니는 어떻게든 고마움을 전달하고자 신문에 이를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해 본보를 방문했다. 할머니는 “이제 남의 동네이장인데, 80평생 살아도 이런 분은 처음 봤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한테 남한테 도움을 받으면 꼭 갚아줘야 한다고 배웠다”면서 김씨의 선행을 꼭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두손 꼭 잡고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장 김씨는 그냥 할 일을 했다는 반응이다. “크게 도운 게 없다. 할머니 혼자 계셔서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어 도와 드린 것 뿐이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이다.

김씨는 지난 20일 완도읍에서 진행된 ‘2017년 군민행복, 정책토크 투어’에서도 질문자로 나서 마을 대표로서 항동리 마을이 도로가 좁아 살기 어렵다, 완도초등학교 주변 주차장 공간이 소홀하다, 학생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등 의견을 신우철 군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하게 된다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하는 그의 노력이 좋은 결과를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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