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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자네 일이나 잘하소”

[에세이-선물을 전하다]김숙희 / 빙그레식당 대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4.10 09:07
  • 수정 2017.04.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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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 / 빙그레식당 대표

 2014년 4월16일!  안산단원고 아이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다가 인솔하신 선생님들과 함께 진도 앞바다에서 사고를 당했던 정말 가슴아픈 날이다. 300여명의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꽃봉오리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바다에 수장당했던 그날의 슬픔은 우리시대의 가장 아픈 상처가 되어버렸다.

3년 넘게 봐왔던 유선방송을 정지해서 TV를 볼 수 없었는데 사고소식을 듣고서 바로  TV를 연결해 하루종일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깝게 지켜보던 그날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 3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일 처럼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박근혜전대통령의 7시간의 기억은 별일 없었던 하루하루의일과에 불과했다니....
누워 있었다가도 벌떡 일어나 내달릴 일을 어떻게 그렇게 강건너 불구경하듯 했는지 모르겠다. 검찰의 조서내용을 살필때는 어찌나 꼼꼼히 살폈던지 무려 7시간이나 소요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치권에서도 이야기가 분분했다.

세월호7시간은 깜깜! 검찰조서 기록 살펴보는데는 꼼꼼! 이라면서 일신의 안위에만 최선을 다하는 박근혜 전대통령의 모습에서 우리는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탄핵이 되던 날도 내심은 얼마나 기다렸던가. 국민에게 실망을 드려서 너무너무 죄송하다고, 분열된 국민들이 이제는 지나간 시간을 잊고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그런  통합의 메세지를... 국정운영을 7시간 조서내용 살피듯이 그렇게 꼼꼼하게 했더라면 탄액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만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3년동안 저 깊은 바다속에 침묵하고 있었던 세월호가 바다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위용을 자랑하던 그 모습은 간데없고 흉물스럽기만 한 모습으로. 인양이 시작된 그날은 아침부터 시간나는대로 틈틈히 기도했다. "바다여! 잠잠하라. 햇빛아! 구름뒤에 숨어 있으렴! 비야! 제발 내리지마라. 바람아! 멈추어다오."
"하나님! 소조기 기간동안만 제발 잠잠케 해주세요."
주님 뜻안에서 모든 것들이 명명백백 밝혀질수 있도록 해주세요. 3일동안 내내 생각날 때마다 기도했다. 새벽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인양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나를 보고 "자네가  신경 안써도 세월호는 인양될 것이네. 그렇게 신경 쓰지 말고 자네 일이나 잘하소" 남편의 말에도 저녁늦게까지 TV를 보면서 걱정하다가 24일이 되어서야 안도했다.

시간시간 인터넷을 보면서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그리고 램프 때문에 수중 용접작업을 진행하는동안 또 불안한 마음을 잠재울수 없었는데25일 새벽이 되어서야 안정된 상황을 보고 출근했다. 그리고 이제  반 잠수함에 실어서 목포신항으로 출발한다고 한다. 유가족이면서도 유가족이 되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의 길고도 길었던 3년!마음만 먹었다면 훨씬 더 단축되었을 시간들이 얼마나 야속했을까? 마음을 함께 해준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울먹이면서 말하는 그 모습을 보고 이제라도 인양했으니 하루속히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겐 정말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도 안다. 4.13 총선이 그랬고 촛불집회의 시작이 그랬다.

박근혜전 대통령지지율이 20대는 5%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것을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역사상 젊은 청년들이 분노하지 않으면 기록되지 않았을 역사들이 무수히 많다.
그래서 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역사의식을 가지고 때로는 분노하고 고민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시대 모든 자녀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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