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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같은 내 친구

[에세이-선물을 전하다]김숙희 / 빙그레식당 대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5.27 19:37
  • 수정 2017.05.2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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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 / 빙그레식당 대표

 미용실을 하는 내 친구는 화초를 잘 기른다.
보기에는 터프하고 씩씩하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음식도 맛갈스럽게 청소도 깨끗하게 정리정돈도 완벽하게 잘하면서 화초들도 기가막히게 잘 키우는 그런 친구다.​
미용실에 있는 화분들 모두 저마다 특징있는 얼굴을 하고 해마다 봄이되면 예쁜 얼굴로 단장을 한다.
"이 꽃은 어쩐지 익숙해 . 작년에도 본것 같애" 친구는 빙긋이 웃으며 "이 바보야!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 정말? " 눈이 동글해져서 묻는 나를 보고
친구가 말한다."이 호접란은 우리 시어머니께서 나 시집오던 해에 선물한 화분이고 ... 또 이 화분은 절친이 선물한 화분이고 ..."여러 개의 화분이  20년을 훌쩍 넘겼단다.
난 그런 친구가 참 신기할 때가 많다.
말도 예쁘게 하는 편도 아니고 퉁명스럽기만 한데... 이상하게 친구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좋은 사람들이...
사람과 화분이라... 다들 30년이 넘었네?공통분모가 있다. 한결같은 마음과 따뜻한 햇빛처럼 따뜻한 마음이다.  특별히 공을 들이지 않아도 화분관리라는것도 쉽지는 않지만 사람 관리란 더더욱이 쉽지 않다.
그런데 친구 주변에는 30년 가까이 변함없이 늘 왔다 갔다 하면서 미용실을 지켜주는 지인들이 많은 것은 한결같이 변하지 않은 마음씀씀이 가 아닐까?
일년에 몇번쯤은 과감하게 미용실문을 닫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임시 휴일입니다" 라는 글을 써두고 훌훌 여행을 떠나는 친구가 난 정말 부럽다. 출근할 때마다 일상처럼 바라보는 그 곳에 작은 글씨가 써 있으면 "가시내! 또 여행갔네" 전화를 한다" "어디냐?" 이번에는 울릉도란다. 좋기도 하겠다. 일상에 빠져서 일탈을 꿈꾸면서도 나는 좀처럼 할 수 없는 여행을 친구는 잘 떠난다.
그리고 또 다녀와서는 밝은 얼굴로 일을한다.
가보지 않은 곳이 어디일까? 아마 아프리카 근처에는 가보지 않았을 것이다.
한비야처럼 세계 곳곳을 시간만 있으면 떠나는 그러면서도 화분관리 사람관리 또한 멋지게 잘해내는 원더우먼 같은 내 친구가 있어서 난 참 좋다.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중에 그 한사람 중에 나도 포함되겠지만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데 잘 알된다고 고민하는 나에게 "니가 조금 내려놓으면 되잖아..."
그래 그렇긴 하다. 그러나 아직은 아닌것 같다. 나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후후. 친구야! 니가 키운 화초처럼 오래도록 내 곁에 있어주어서 고맙다.
우리 늘 건강하고 씩씩하게 99세까지 팔팔하게 오래오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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