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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장님! 이 일도 함께 하면 어떨까요

[리더스칼럼]이승창 / 완도어촌민속전시관 관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6.11 20:55
  • 수정 2017.06.1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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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 / 완도어촌민속전시관 관장

 지난주에는 ‘완도수목원과 유네스코 등재’라는 완도수목원장의 기고문을 읽었다. 완도수목원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두 손을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먼저 그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완도읍과 군외면에 걸쳐있는 상왕산(완도군에서 본래 이름을 되찾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제부터는 본래 이름을 불러야 할 것 같다.)의 상당 부분은 도유림으로 전라남도의 재산이다. 사철늘푸른나무가 산을 뒤덮고 있어 상왕산의 대부분인 2,050㏊ 광활한 산야는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이자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로 전라남도 완도수목원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상왕산과 수목원 관리구역 내에는 난대성 목.초본 등 희귀식물 750여종이 자생하고 있는 자원의 보고로 아열대와 온대의 교차지점에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그 학술적 가치가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천연 난대림과 아름다운 다도해 해상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종합적인 산림관광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자원들은 인력과 예산의 부족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분재나 난 등 희귀식물을 채취하기 위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산이 이곳저곳에 생채기를 내는 일이 벌어졌었다. 최근에는 그 효능을 인정받아 각광을 받고 있는 자생 황칠나무의 무분별한 벌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이 미치고 못하고 있다.

자연은 우리 세대에서만 사용하고 끝나는 유한한 자원이 아니다. 다음 세대들도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간직하며 자연과 더불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오랫동안 우리들 곁에 두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방안의 하나로 상왕산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도립공원 지정으로 일부 제한을 받는 것 때문에 이해관계가 얽힌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완도의 보배로운 산인 상왕산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고 오랫동안 온전하게 보전하는 일이 급한 일이기 때문이다.

완도수목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 그 가치가 인정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지금보다 더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보전관리를 위해서 상왕산의 전라남도 도립공원 지정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전국적으로 도립공원 지정현황을 보면 30개소가 지정되어 있고, 전라남도의 도립공원은 5곳으로 순천의 조계산, 장흥의 천관산, 해남의 두륜산 등 3곳의 산과 신안 증도갯벌과 무안 갯벌 등 2곳의 갯벌 등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자연자원이 있어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흙속의 진주‘처럼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상왕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와 보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가치가 전국에 널리 알려져서 보다 많은 등산객들이 상왕산을 찾게 될 것이다. 이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로 관광수입 증대 등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완도의 진산 상왕산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고, 제 이름을 찾으며,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보다 잘 관리되고 보전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세월이 흘러 궁극적으로 나라에서 직접 관리와 보호하는 국립공원의 반열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바다와 육지가 모두 국립공원인 전국 유일의 자연이 아름다운 고을이 된다면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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