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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편성완도군에 바란다

[완도 시론]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6.17 11:44
  • 수정 2017.06.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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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올해 완도군의 예산은 본예산과 1회 추경까지 합해서 4,420여억원이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2018년에는 올해보다는 늘어날 것이니 그 규모는 전년대비 10%만 증가한다고 해도 5,000억에 육박하게 된다. 그리고 이 예산은 모두 우리 군의 살림살이에 쓰일 것이니 계획을 짜고 심의를 하는 여러 공무원들과 군 의회 의원들의 노고를 익히 짐작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수고로움에 몇 마디를 더한다.

우리 완도가 내년 예산을 편성 할 때 경계해야할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콩코드의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콩코드의 오류는 일단 어떤 행동을 선택하고 추진하게 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내더라도 들어간 비용이 아까워서, 또는 자신의 오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깊숙이 관여해 가는 의사 결정과정을 말한다. 예산을 짜는데도 마찬가지로 이미 기존에 해왔던 사업이 성과가 없었더라도, 해온 것이니 이어간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니 이를 경계해야만 한다.

다음으로 예산 사업 하나하나를 실효성을 근거로 따져봐야 한다. 사실 군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예산 전체 규모에 집착하기보다 사업 하나하나에 대한 실효성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산사업 앞에 붙은 여러 수식어에 현혹되지 않는 체계적인 분석이 기초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산 심의는 멀리 보면서 해야만 한다. 멀리 보자는 것은 군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이 향 후 몇 년 동안 건전하게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따져서 심의를 해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야만 군의 재정이 건전해 질것이기에 그렇다. 우리 일반 가정에서도 2~3년 앞을 내다보며 계획을 짜는데 하물며 수천억을 다루는 우리 군의 재정 도 길게 보며 규율하고 계획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

또 한 가급적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전시성 선심성예산은 과감히 삭감해서 불용액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투자 우선순위를 꼼꼼히 검토해 재정운용의 합리성을 추구해 나가야만 한다. 특히 일회성 소모성 예산은 줄여야 한다. 아울러 완도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육성하는데 힘을 쏟아야만 한다. 이는 달리 말하면 지역적인 문화를 육성해야 하는 데에 예산의 배정을 늘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금세기에 이르러 문화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대두되며, 문화가 국가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문화예술이라고들 말한다. 그 문화예술의 뿌리가 되는 것은 지역 문화이다. 달리 말하면 가장 완도적인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완도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다.  

이런 제안에도 불구하고 새해 예산 편성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여러 사업 주체들 간에 다툼도 있을 것이고, 이 단체 저 단체들의 압력도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그런 현상들을 극복하는 방법은 새로운 생각으로 응원하는 마음들을 더 끌어내 군민들의 마음을 모아서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함께 이야기도 나누며 걷는 덜 고단한 행로를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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