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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곳에 가서 한 석달 열흘 푹, 하지만

[여름 특집] 쉼, 이곳 어때요? 3. 이태리 '친퀘테레'같은 완도의 그곳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7.22 14:44
  • 수정 2017.07.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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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퀘테레는 이탈리아 리비에라에 있는 절벽과 바위로 이루어진 해안이다.


아, 고민이다.
피서하면 저 사진처럼 알록달록한 가옥들이 산비탈에 자리잡은 로마시대부터 사용됐던 천연의 항구 '친퀘테레' 같은 곳에 가서 한 석달 열흘 쉬고 오면 좋으련만...

고 2에게 피서란!
피서라 하면 더위를 피하여 시원한 곳으로 옮김이지만, 나에게 피서란 '심란하고 복잡한 상황, 그러한 마음 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동. 또는 자신을 즐겁게(많은 뜻을 포함) 해 주는 것'으로 의역해 본다.

이 글은 청소년 대표로서 그들의 삶과 생각들은 아니다. 그냥 나만의 피서를 적어보았다. 뭐 어차피 나도 ‘청소년’ 중의 한명이니깐.(웃음)


아무튼 서론은 여기까지 해놓고 나에게 힐링을 주고 명확하지 않은 현실에 대한 정처 없는 고민들과 생각들에 조금이나마 떨어지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영화’다.

생각해보면 청소년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스트레스에 있어 취미는 아주 좋은 해소법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영화’도 내 몇 안되는 취미 중 하나. 영화를 봄으로써 어른들이 알려주지 않은 것들을 배우고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본격적으로 영화가 나의 피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꼽아 본다.

첫번째 이유는 세상엔 수많은 영화들이 있고 우리는 그 특별한 이야기들을 내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여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단순한 사실이 내가 영화를 아직까지도 사랑하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나만의 피서까지 될 수 있었던 이유의 첫 번째가 되어주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비록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 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청소년들의 선택의 폭은 좁고 그 좁은 선택의 기회 또한 얼마 있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 영화만큼은(-비록 영화를 선택하는 것 따위 아무것도 아닌 것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존재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누구도 참견하지 않고 선택의 책임도 묻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또 다른 ‘자유’가 되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려고 영화를 고를 때에도 그 순간에서 행복감과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그냥 일반적인 영화의 특성인데 그 일반적인 특성마저 매우 놀랍다. 우선 대부분 약 두 시간 정도 되는 그 신비로운 영상들 속의 스토리, 배경, 음악, 등장인물들의 성격 하나하나까지 묘사되는 그 모든 것들이 특별하며 지나칠 수 없는 요소들로 그 조화로움과 조합들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이야기나 소재들도 누군가에겐 특별한 이야기가 되고, 눈물이 되고, 웃음이 되고, 위로이자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힘들 땐 나보다 더 힘든 상황 속에 처한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의 태도나 자세를 보며 반성을 하거나 위로를 받고 우울감에 빠져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땐 막무가내로 개연성이 없는 코미디 영화를 보며 잠시나마 정말 아무생각 없이 웃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나도 모르게 내 감정을 녹여주고 끌어 올려 주고 조절해 주며 이점은 내 자신을 정의 하는 데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해준다.

세번째는 여행과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가치관의 다양함속 깨달음이다.
난 여행을 하는 것과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며 그들의 가치관을 알아 가는데 있어 많은 깨달음과 흥미를 느끼는 편이다.
우선, 여행은 내가 사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고 그 나라 속 현지인들의 삶의 온도와 음식, 사랑의 방식, 가치관등의 역사를 보고 느낄 수 있어 다른 나라를 간다는 것만 으로도 엄청난 색다름과 신비함의 시작이 된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현실적으로 주어지는 재정이나 시간 등등의 많은 여건들이 따라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여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정말 손에 꼽는 일이기도 하다.(눈물)
그렇지만 영화만큼은 다르다. 난 세계 속 내가 가보지 못한 수많은 나라들 속  사람들의 삶이 담긴 영화를 봄으로써 그 나라의 문화나 사람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완도읍 인공폭포에서 서성리 가는 중간에 있는 옛집들... 이곳도 친퀘테레처럼 색깔을 입혀 보는 건 어떨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는 청소년기에 아직 명확하게 잡혀 있지 않은 내가치관의 정비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는 것 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심리 묘사, 음악, 배경, 등등의 그것들이 가져오는 모든 것.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편협한 내 생각들과 편견들을 허물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 완전히 정의 하고 확신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많은 놀라움과 오랜 생각을 남겼던 영화의 예를 들자면 많고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본 ‘린 램지’ 감독의 ‘케빈에 대하여’이다.

이 영화를 보고 생각의 많은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고 바로잡게 되었다. 물론 완전한 것은 아니다. 말했듯이 언제든 이 생각은 변할 수 도 있다.

우선 흡사 싸이코패스로도 보이는 ‘케빈’이라는 아이의 이해도와 감정선들을 보며 무엇이 케빈과 같은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상황과 과정을 자세히 관찰하게 되었다. 또한 엄마 역할로 나오는 ‘엠마’ 의 거짓 사랑과 ‘모성애’ 에 관하여. 모성애는 과연 후천적인 것인가 선척적인 것인가?에 대해서도 말이다.

이처럼 난 영화를 통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들이 편견이라는 분류로도 결정지을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내가 얼마나 작고 좁은 생각속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렇듯 영화는 청소년인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수단이고 재밌는 수단이며영화를 볼 때면 오직 그 순간에만  집중해서 쓸데없는 생각들을 모두 지워주고 또 다른 세계로 빠져 들게 된다.

그러니 난 앞으로도 줄곧 우울하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 등등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 싶을때면 그 신비롭고 엄청난 영상 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영화를 보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매우 주관적인 이 글을 읽게 될, 꼭 하늘을 찌르는 햇빛과 무더운 여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피서가 필요할만한 고민거리와 삶을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가게 될 나와 같은 청소년들이 꼭 자신만의 피서를 찾아 아름다운 청춘의 순간순간을 더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바이다.

한가지 더, 우리 완도에도 친쾌테레같은 세계적인 해변마을이 있었으면...

박가영 / 완도고등학교 2학년

박가영 청소년 기자는 현재 완도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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