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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금빛 모래 위에 나는, 이름 석자를 새기련다

[여름 특집] 쉼, 이곳 어때요? 6. 가고 싶은 섬, 생일도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8.12 10:51
  • 수정 2017.08.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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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임경진이라!
주위, 평이 좋았다. 약자를 보호할 줄 아는 공무원이라고 했다. 이 말은 어찌보면, 공무원으로써는 최고의 찬사이자, 행정 철학을 가졌음을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겠다.
법치와 인치사이에서 법의 엄정한 잣대보다는 어떻게하면 법 안에서 인간이 좀 더 유익할까를 생각하며 인치를 실현하는 사람.
시원시원한 성격에 한 번 맺은 의리는 결코 잊지 않는 쾌남자처럼 보였다.
 

임경진 생일면장.

임경진 생일면장.
8월말에 발행되는 특집호 생일면 취재 차 찾은 생일면사무소, 그와 마주하고 있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말이 다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떠오르는 한 단어는 '인간 임경진이라!'. 한마디로 된 사람이었다.
일단 생일면 다시마 자랑이다. 다시마로 최고 2억원의 소득을 올린 어가가 있다고. 완도에서 가장 좋은 다시마는 생일면에서 나온다고 했다. 학창시절부터 공무원에 들어오기 전, 주식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했는데 돈을 쓰는 법은 그때 알았다고.
취재 도중에도 서울에서 아는 지인이 고시촌에 들어가려는데 30만원을 부탁하는 전화에도 선듯 그러겠노라고 말하는 임 면장.
시조를 250수 정도 외운다고 했고, 대학교는 4군대를 다녔는데 졸업은 동강대 지적학과를 나와 지적직으로 공직의 길을 걷게 됐다고. 아부하는 성격이 못 돼 인사 때마다 마음 고생이 참 많았다고 했는데 이번 인사에서는 토목직에 전은석 씨와 청산면장으로 부임한 김영주 면장을 보고나서 마치, 자신의 일처럼 마음이 좋았단다.
면장이란 면의 수반의 직위이겠으나, 그 직분이란 가장 낮은 자세로써 주민을 위하는 일을 하는 것이란다.
                                                     <김형진 기자>

*다음은 임경진 면장의 휴가지 추천 글이다.

생일 금곡해수욕장.
썰물일때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생일 목섬.
구실잣밤나무 군락지.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랑도 '용굴'
3백년 역사를 지닌 생일도 '학서암'
노을이 아름다운 생일도 '노을공원'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노인은 지쳐 잠이 든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그는 다시 일어나 바다로 나가고 또 다시 역경 속에 자신을 던진다.
늘 동경했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노인은 발뒤꿈치에 뼈돌기가 박혀 있으면서도 그것을 참고 최후까지 멋지게 승부를 겨룬다. 마침내 노인은 모든 고통과 마지막 남은 힘, 그리고 오래 전에 사라진 자부심을 총동원해 고기의 마지막 고통에 작살을 꽂는다. 그렇게 싸움은 끝났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피 냄새를 맡은 상어가 우연히 나타나자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노인에게는 단호한 결의가 있었지만 희망은 별로 없었다. 상어가 공격해 오는 걸 막을 수 없더라도 혹시 해치울 수 있을지 몰랐다.
노인은 상어의 습격을 받아 몸뚱이가 30kg쯤 뜯겨져 나간 고기를 더 이상 바라보고 싶지 않았다. 고기가 습격을 받을 때마다 마치 자신이 습격을 받은 듯 했다.
이윽고 고기를 공격한 상어를 죽이고 나서 노인은 말했다.
"인간은 파멸을 당할 순 있을지언정 결코 패배할 수는 없다"
바다를 바라본다는 것만으로도 깊고 넓은 나를 만드는 성장의 시간으로 충분한 듯하다.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멘토가 될 수 있는 시간, 생일도에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생일도의 이 아름다운 금빛 모래 위에 김왜정이란 이름 석자를 새기련다. 밀려드는 파도에 지워질 이름일지라도 나는 김왜정 이름석자를 곱게 곱게 새기련다.
지금 이순간, 내 삶이 끝날지라도, 바닷물이 밀려와 그 이름 석자를 지워낼지라도, 지금 이순간에 써 내려갔던 김왜정이란 내 마음만큼은 영원히 남을 것이 아니겠는가!

<임경진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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