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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시]고 향

김인석 / 시인. 약산 넙고리 출신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09.17 21:54
  • 수정 2017.09.1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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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석 / 시인. 약산 넙고리 출신


그리움이 질펀하다
손바닥에서 만져지는 희미한 고향의 이름들
슬몃 몇 개를 꺼내어 보니
실경산수화다
감꽃 피어 있고 유자꽃도 피어 있는,
허름한 초가집과 벗들의 모습까지
낮게 낮게 소리 낮춰 하나하나 호명하니
마을이 또렷이 다가온다 
저 선연한 조약도라는 이름의 마을
이름만 들어도 따뜻하다
어쩌다가 잃어버린 마을의 지명으로 인해
가슴에 멍울이 지기도 했다           
내 피붙이며 내가 밟던 땅거죽이며
뼛속 깊이 잔뿌리 내려 국어사전 같은,
바다가 있는 내 고향
그리움의 속살을 다 파내고 파내어도
몇 두름의 그리움은
아직도 마음의 냉동실에 꼭꼭 보관되어 있다
아, 그리움이 일가를 이루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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