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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를 일가하며 누비는 영험한 흰 거인 코끼리 4

[완도 풍수] 4. 상왕봉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9.18 10:31
  • 수정 2017.09.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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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皇)산이냐? 상왕(王)산이냐?
일반인들은 그게 그것이지 않겠느냐? 말하겠지만 풍수학자들과 성명학자들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풍수학자들은 "땅의 지기는 결국 파동의 길흉에 따른 영향을 심대하게 받음을 알 수 있는데, 음택이든 양택이든 좋은 땅, 즉 명당(明堂)은 길한 기운의 파동을 생기게 하며 길한 기운의 파동은 후손에게 복을 주므로, 밝은 땅이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 그리고 인간의 기운이 합일  된 곳이다"고 말하고 있다.
또, 성명학자들은 이름의 중요성에 대해 "이름이란 소리에서 나오는 에너지 이자 파동이다. 사람은 정신과 육체를 이어주는 힘이 있다"며 "그 이름이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까지도 결정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풍수학자들은 "만약 상황산이 일제강점기에 일본 천황의 숭배를 위해 개칭됐다면 상황산이라 부를 경우, 조선 사람들의 인식적 측면에서는 천황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며 이를 긍정하게 돼 결국 조선의 얼을 잃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로썬 S 씨의 주장처럼 본래 상왕산이 중국에 대한 모화사상에 뿌리를 둬, 일제강점기 그런 모화사상이 소멸돼 상황산이라고 불리게 됐다는 주장과 완도의 향토사학자들과 최원석 교수가 산천독법에서 밝힌 완도 상왕산은 불교유적의 보고로써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지명훼손이 이뤄졌단 두 주장이 맞선다.
결국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조선시대 이전의 지리서나 고문헌에서 완도의 상왕산을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다행히 상왕산은 불교의 성지로써 1200년대 고려시대의 인물인 원묘(圓妙)국사의 행적과 동시대의 혜일대사의 시(詩)에서 상왕봉에 대한 표기가 전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름 원묘(圓妙)는 백련결사를 이끈 강진 백련사의 1대 국사로써 다산 정약용이 편집한 <만덕사지>에서는 1247년에 원묘의 제자인 천인이 왜구를 피하여 <상왕산>으로 들어갔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고려시대 혜일대사(사진/혜일대사의 부도로 추정되고 있음)가 당시 상왕봉을 위시한 주위의 절경 등을 찬미하여 읊었던 시가 있다.
원문제목: 상왕봉(象王峰)
창취번군목(蒼翠繁群木) 운하열기년(雲霞閱幾年) 월승불호랑(月昇佛毫朗) 탑전상두시(塔轉象頭施) 澗木宣眞偈(澗木宣眞偈) 암화창범연(岩花敞梵筵) 가명자원묘(佳名自圓妙) 물위랑상전(勿謂浪相傳)
풀이: 푸릇푸릇 나무들이 우거졌는데, 구름과 노을은 몇 해나 지났는고? 달이 뜨니 부처님의 백호(부처의 양 미간의 흰털)가 밝고, 탑이 구르니 코끼리 머리 도는구나. 시냇물은 진게(불법의 글귀)를 외우는 듯하고 바위 꽃은 자리를 꾸몄구나. 아름다운 이름이 스스로 원묘라 부질없이 전한다고 이르지 말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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