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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에 올라 자식 오길 기다리니...

[힐링 완도]군외면 특집 1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9.30 14:26
  • 수정 2017.09.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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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외면 달도 전경.
완도대교 아경.

완도 초입, 달도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추석을 보름여 남긴 어느 날, 아들이 말하길“엄니, 서울에 일 좀 보고 와야 겠네요”그 말에 어머니는 “그래, 얘야! 언제 오련?”
“늦어도 추석 전날에는 반드시 올 겁니다.”
그러고 아들이 떠났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 나흘...
이제 사흘 후면 아들이 반드시 돌아온다는 날이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부풀어 오른 달님을 보고 엄마는 잠을 떨치고 일어나 가만히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밤하늘 저 멀리 한가운데에 두둥실, 흐릿하게나마 구름 사이로 떠있는 달님을 찾는다.
오늘은 달이 얼마나 커졌나! 아직 만월이 멀었구나!하고 유심히 살펴 본 후, 다시 손꼽아 아들이 돌아온다는 날을 세워본다.
다음날도 말없이 달님을 찾아“달님, 부디 우리 아들을 돌봐주세요.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게 살펴주세요"하며 달에게 빈다.
드디어, 아들이 돌아온다고 하는 날.
날이 밝자, 아침인데도 어머니의 가슴은 뛰어오른다.
점심부터는 언제 오려나하고 십분 간격으로 벽시계만 바라본다. 오후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네 시. 다섯 시. 아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때부터 어머니의 걱정은 태산처럼 무거워진다. 아들이 왜 안 돌아올까? 혹시 자동차에 다쳤을까? 아니면 도둑이나 강도를 만났을까? 혹시나 술에 취하여 남과 다투다 사고를 당하진 않았을까?
불안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는다.
해질녘이 다 돼가는데도 아들은 돌아 오지 않는다. 어머니는 안절부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불안과 걱정으로 견딜 수가 없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게 되자 어머니는 마을 앞에 걸어 나간다.
가다가 만나겠지?하면서 동구밖으로 나아가지만 아들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가 않는다.
아들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더 먼곳까지 내다 보고픈 어머니.
하지만 더 멀리까지 바라보려면 높은 데를 올라가야 한다.
 

군외면 삼두리 노거수.

엄마는 생전, 타보지도 못한 큰나무를 찾아 나무 위를 오른다. 자칫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쯤은 이젠 상관이 없게 됐다.
가장 큰나무를 찾아 성큼성큼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아들이 어디쯤 오는지, 저 멀리 신작로에 두 눈을 고정한 채로 눈이 빠지도록 바라보고 있다.
그 간절하고 정성스러운 광경을 글자로 표시한 것이 친할 친, 어버이 친(親) 자란다.
나무 목(木) 위에 올라서서 설 립(立) 자식이 오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볼 견(見).
목(木)과 입(立)과 견(見)이 합하여서 친(親) 자가 되었단다.
나무 위에 올라가 자식이 오기만을 바라다보는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 그 마음이 친(親)이란다.
이 세상에 어머니처럼 사랑과 정성을 가진 이가 없다. 어머니의 가슴에는 사랑의 태양이 빛나고 어머니의 눈동자에는 사랑의 별빛이 반짝이며, 어머니의 손에는 정성이 가득하다. 
어머니의 몸은 그래서 인자(仁慈)의 몸. 
별빛 동무 삼아 동구 밖에서 마중하시던 어머니. 별똥별처럼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지게 되는 어머니 마음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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