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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하게 갈린 추석경기, 전복은 웃고 건어물은 울었다

가성비 좋은 전복은 홈쇼핑 등 영향으로 판매 증가, 건어물은 2013년 이후 지속 감소세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7.10.13 16:52
  • 수정 2017.10.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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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완도의 추석경기는 전복 판매가 증가하고, 건어물 판매는 지속적인 감소세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번에 2천여건 증가한 업체의 택배물량을 쌓아둔 모습.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년은 맞은 완도 추석경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전복은 웃고 건어물은 울었다.

완도우체국에 따르면 관내 계약업체 35군데 가운데 전복업체 28곳은 5개 업체만 2016년 추석대비 택배발송 건수가 감소하고 나머지 23개 업체는 전반적으로 택배물량이 증가했다. 택배물량이 전년대비 약55% 증가한 업체도 있었다. 반면 건어물업체 8곳은 1곳만 2016년 추석대비 비슷한 택배건수를 유지했고, 나머지 7곳은 감소했다. 가장 크게 감소한 업체는 25%가 감소했다.

완도우체국의 올해 추석의 전체적인 택배발송 건수는 13만 1,006건으로 전년 추석대비 2만 681건(약 19%)이 증가했다. 홈쇼핑업체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소매와 달리 건어물과 전복 도매의 경우는 아직 정확한 수치는 제시하지 못했으나 도매업체들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대부분 물량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추석 명절선물세트 판매의 전국적인 특징은 ‘싸거나 아니면 비싸거나’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김영란법 시행 영향으로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여전히 유효했으나 직무와 관련이 없으면 상관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가의 선물세트 판매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완도를 대표하는 전복과 건어물은 왜 극명하게 판매량이 갈렸을까.

우선 전복은 지난해 9월 김영란법 영향 이후 경기침체 등으로 원물매입가가 하락하면서 가격이 전반적으로 싸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완도우체국 박준호 마케팅 팀장은 “전복의 경우 김영란법 영향은 없었다. 원물 가격이 워낙 낮다보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추석 선물로 부상했다”고 판매량이 증가한 원인을 분석했다.

일부 감소된 업체들은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고객층의 영향이 컷을 것으로 추측된다. 관공서 위주의 고객층을 유지해온 업체들은 김영란법 영향을 받아 업체들이 고가의 이미지를 가진 전복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업이나 개인의 경우는 직무 연관성이 없으면 괜찮다는 인식 때문에 오히려 고가 이미지의 전복을 계속 선호한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건어물의 경우는 2013년부터 지속적인 감소세가 눈에 띈다. 명절 때면 포장인력들을 못구해 전전긍긍하던 건어물업체들이 이번엔 대부분 업체들이 포장인력들이 남아돌 정도였다. 또 설보다 추석때 주력 품목인 멸치가 많이 안잡힌 것도 매출에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업체들의 반성적인 얘기가 많이 나온다.

우체국쇼핑 판매를 주로 하는 건어물 A업체 사장은“개선해야 한다. 햇가족 시대에 맞춰 소량으로, 포장도 개선하고... 시장은 포화상태로 전체적인 매출변화는 없는데 완도쪽만 하락한 것은 우리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어물 B업체 사장은 “지금은 워낙 포장이 고급스러워 졌다. 한과나 참치캔처럼 우리도 다양한 방법으로 포장을 개발해야 한다. 기존에 큰고객이었던 공무원보다 김영란법 적용이 안되는 고객층을 잡아야 된다"면서 "우물안 개구리가 되선 안된다. 변화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고 그전과는 다른 추석경기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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