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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대는 난대림의 푸른 융단을 탄 ‘지니’가 된다

[힐링 완도]국내 최대 난대림 완도수목원 명소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7.10.29 12:23
  • 수정 2017.11.0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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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목원 전경.

전라남도 도립수목원인 완도수목원은 1991년 개원한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난대림(暖帶林)으로서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이라는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완도수목원 면적은 2,033ha로 약600만평에 해당되며 완도 본섬 산림면적의 2/3이상을 차지한다. 이곳은 난대상록활엽수림 군락지로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황칠나무, 동백나무, 생달나무 등 770종의 난대성 자생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최근 완도수목원이 힐링휴양지로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곳은 붉가시나무를 비롯한 난대상록활엽수가 수목원 전체 면적의 약 70%이상을 자치하고 있어 사시사철 푸르른 숲을 자랑하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에는 훤히 내다 보이는 바다와 사계절 울창한 숲, 시원한 계곡이 함께 어우러져 음이온과 산소 방출이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완도수목원의 주요수종인 붉가시나무는 우리나라 주요 15대 수종중 탄소저장량과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공기 정화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국제협약인 신기후체제 파리협정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전략수종으로 부각되고 있어 완도수목원 붉가시나무 숲의 가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숲이 미세먼지 농도와 지열을 내리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숲에서 심신을 치유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완도수목원의 난대숲은 탄소흡수와 산소방출량이 가장 많아서 숲을 걷는 그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 또한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요즘, 완도수목원의 숲은 미세먼지를 여과시켜 주는 청정숲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거의 느낄 수가 없게 해준다.

사시사철 늘푸른 상록수가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완도수목원은 푸른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그럼, 알라딘의 요술램프 속의 '지니'가 되어 완도수목원의 명소를 둘러보도록 하자.
 

아열대온실 전경.

희귀식물 보고 ‘아열대온실, 완도수목원의 킬러콘텐츠
완도수목원의 킬러콘텐츠인 ‘아열대온실’은 제주 여미지식물원 다음으로 남부지역 최대 온실규모로, 기후변화에 대비해 열대·아열대 기후대에 속하는 다양한 식물을 모아 놓은 곳이다.

극락조화.

완도수목원의 주요 전시시설 중 하나인 아열대온실에는 부처가 열반에 들기 전 수도를 했다는 인도보리수와 꽃모양이 새처럼 생긴 극락조화, 꽃기린 등 500여 종의 열대·아열대 식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으며,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식물이라고 알려진 공룡이 먹던 나무인 ‘울레미 소나무’와 지금 한창 분홍꽃을 피운 ‘사막장미’는 탐방객들의 발길을 멎게 한다.

거북바위(아이고 바위).

아열대온실 입구 좌우측에 있는 ‘거북바위’와 독특한 모양을 한 소나무도 볼거리다. 거북바위는 가로 15m, 세로 5m, 높이 4.5m 크기로 ‘아이고 바위’로도 불리운다. 옛날 인근에 살던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땔감을 하러 산을 오르내릴 때 이곳에서 잠깐 숨을 돌리며 “아이고 힘들다”고 말한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완도수목원 측은 1991년 온실을 조성하면서 건물설게를 변경해 원래 위치보다 20m 가량 뒤편에 온실을 지었다. 옛 선조들로부터 애환을 함께 해온 거북바위를 원형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맞은 편에 있던 수령 57년된 소나무도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옆으로 빽빽하게 뻗은 가지의 형상이 일품인 이 나무는 거북바위와 함께 수목원을 상징하는 마스코트가 됐다. 자연생태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들이 수목원을 대표하는 명물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국내 최대 산림박물관, 단일 한식 건물로 궁궐 빼곤 ‘최대’
2009년 지어진 산림박물관은 난대숲에 대한 이해와 문화를 엿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완도수목원에 자생하는 난대수종과 야생 동·식물·곤충 표본 등 난대산림 사료를 전시함으로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난대림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전시공간은 현대식으로 꾸미는 바람에 한옥 내부의 멋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전시실은 ▶숲으로의 초대 ▶숲과의 만남 ▶난대림의 성장과 발달 ▶난대림과 지역문화 ▶난대림이 주는 선물로 구성됐다.
산림박물관은 단일 한식 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 훗날 문화재로 남긴다는 목표로 전통 기법을 최대한 도입했고, 지붕에 흙기와를 얹었다. 수장고 등이 있는 지하층(843㎡)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 지상층은 ㅁ자 모양의 고건축 양식이다. 면적은 1216㎡(약 380평). 한옥으로서는 큰 편이다. 더욱이 건물·회랑이 둘러싼 중정(中庭· 가운데 뜰)과 벽체 바깥으로 나온 처마 부분을 제외한 순수 건축면적이어서 실제로는 더 크게 보인다. 처마 끝을 기준으로 건물 바깥쪽 가로가 47m, 세로가 37m다. 지붕 서까래 수가 880개나 된다.
설계는 전남 화순에 있는 ㈜삼진의 이봉수 건축사가 했다. 목구조 공사는 국가 지정 문화재 등을 보수한 도편수 김창호(43·경북 고령군)씨가 총괄했다. 나무를 깎고 짜 맞추는 목구조 작업에 부편수·편수 등 25명이 붙어 9개월 동안 일했다. 김씨는 산림박물관에 대해 “궁궐을 빼곤 단일 한식 건물로는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의 결구(나무와 나무의 이음새) 등에까지 전통 기법을 최대한 적용했다. 때문에 공사비가 많이 들었다. 박물관 전체 사업비 101억여원 중 건축비만 54억원이 들었고, 지상 한옥은 3.3㎡당 1200만원가량이 들었다. 기둥 등은 흔히 미송이라고 부르는 북미 산 더글러스퍼, 서까래 등은 강원도 산 육송을 섰다.
2009년 행정안전부 주관 국제공공디자인 대상 공모전에서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으로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차지했다.
 
가시나무 숯가마터
2015년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붉가시나무는 완도수목원의 보물이다. 붉가시나무는 한국을 대표하는 12개 수종 중에서 탄소 흡수율이 가장 높다. 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 등을 말끔히 없애주고 산소를 무장 공급한다. 소나무보다 단단하고 바닷물에 담가도 썩지 않은 특징은 예로부터 땔감은 물론 집 짓고, 김 양식할 때 ‘말대’로 긴요하게 쓰였다.
배고픈 시절에는 몰래 베어 장에 내다팔면 처자식을 건사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당시 인근에 살던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일본에 숯을 만들어 밀무역하는 사례가 횡행했다. 붉가시나무와 동백 같은 난대수종은 재질이 조밀해 고급 숯원료로 명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수목원 곳곳에 남은 40여개의 숯가마터에는 난개발의 흔적이 담겨 있다.
‘가시나무 숯가마터’는 지난 2015년 국가산림자산으로 지정됐다. 전남도는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유구로서 주민 생계수단으로 40여년 전까지도 운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조선왕조실록(정조 18년)에 완도에서 숯을 생산하여 우수영에 격월로 공납한 기록이 남아 있고, 완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상록참나무(붉가시, 종가시)를 사용한 숯 생산 및 가마터에 대한 사료와 발굴현장은 산림 역사·교육·문화적 가치가 높아 산림문화자산으로 가치가 크다”고 지정 목적을 밝혔다.
완도수목원은 ‘숯가마터’를 산림박물관과 ‘푸른 까끔길’ 사이에 모형 가마터를 지어 방문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아울러 완도수목원 오득실 원장에 따르면 대야리에는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숯 명인(대한명인 06-50호)’ 정무삼(74) 장인이 부친에게 배운 기술을 이어받아 십수년 전부터 숯 가마터를 재연하고 있다. 
 
수변데크와 전망대
유유자적, 그리고 산과 바다의 조화

산림전시관 앞에는 사방댐을 조성하며 생긴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수변데크가 있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고, 풍경이 뛰어나 여행객에게 인기다.
완도수목원에는 숲길과 임도 등 난대림 탐방로를 포함해서 총 93.84km의 크고 작은 숲길이 있어서 유유자적 숲길을 걷다 보면 계곡사이로 물소리를 통해 음이온을 느끼고 오감에 취해 여러종류의 새들을 만나게 된다. 계절에 따라 천연기념물인 팔색조와 동박새, 파랑새, 노랑할미새, 붉은머리 오목눈이, 휘파람새 등 각종 새들의 소리와 함께 자연의 소리를 만끽할 수 있으며 크고 작은 동물과 곤충들을 통해 숲의 여유로움과 신비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난대림 탐방로를 따라 서너 시간 정도 걷다보면 제1전망대에 이르게 되는데 넓게 펼쳐진 상왕산 자락 사이로 완도의 푸른 바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신선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이러한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매년 많은 등산객들이 이 곳에 올라 호연지기를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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