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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허균, 능지처참을 당하다

[문학의 향기]교산과 매창의 사랑 1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11.17 15:31
  • 수정 2017.11.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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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간의 괴물인 역적 허균은 듣거라"
"한 평생을 개나 돼지와 다름이 없는 행실로서 시중의 윤리를 어지럽히고, 음란한 일을 일상처럼 자행한 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공주 목사로 있는 동안 삼영을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소양강변에 무륜당(無倫堂)을 짓고, 강변칠우(江邊七友)와 함께 도적질을 자행한 죄 또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한편으로 무도한 무리들과 작당을 하여 남대문에 방을 붙임으로써 선량한 백성들을 선동하고, 임금을 시해하고자 역모를 꾸민 죄는 극형에 처함이 마땅함으로 이에 능지처참으로 다스려 백성들의 귀감으로 삼고자 하노라.”
금부도사의 말이 끝났을 때, 용수를 뒤집어 쓴 허균의 한 마디는.
“할 말 있다!”
하지만 그 말에 금부도사는“이 마당에 할 말이 어디에 소용이단 말이냐? 당장, 형을 집행하렷다.”
선비에겐 가장 처참하고 가장 능욕적인 능지처참으로, 그것도 만백성이 지켜보는 저잣거리에서, 불꽃처럼 뜨거웠던 40년 삶을 마감했다. 
홍길동전. 그리고 허균.
역시나 그의 이름보다도 그가 쓴 소설을 먼저 말하게 되는 허균.
그의 마지막 말. "할 말 있다"
그 말은 무엇이었을까? 허균은 혁명가였을까? 아님 금부도사의 말처럼 천지 간의 괴물이었을까?
혁명가를 판단하는 건 손쉽다.
진정한 혁명이란 인간 내부에 있기에 이웃에게 탐욕을 부리는 늑대 같은 인간은 결코 혁명가가 될 수 없다. 진정한 혁명가는 사랑이라는 위대한 감정을 존중하고 그에 따라 살아 움직이는 사랑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도덕적인 동기에서 일을 시작하고끊임없는 실천으로써 모범을 보이며 전 인류적인, 전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질 때까지 자신의 목숨마저도 바칠 수 있는 사람.
그것이 바로 완전한 인간형에 대한 도전이고, 혁명가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 최초.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일. 이것만으로도 혁명적인 일로, 이러한 혁명적인 생각과 실천을 해왔던 이가 교산(蛟山) 허균이다.
교산은 이무기 산이라는 뜻.
허균의 출생지는 강릉의 동해 바닷가 사천진으로 이곳은 오대산 줄기가 바다를 향해 이무기처럼 기어가는 듯한 형세를 취하고 있어 교산이라고 불렸고, 교산 아래에 자리한 허균의 외가 터는 예부터 삼신산으로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과 더불어 조선 제일의 명산으로 손꼽힌 오대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전하는데...(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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