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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해전 앞둔 이충무공, 참왜도서 이면의 복수결행

[고금 특집]이충무공과 참왜도 스토리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12.01 08:23
  • 수정 2017.12.0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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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무공이 아들 이면을 죽인 자의 복수를 결행했다고 하는 참왜도.


더러운 놈들! 참으로 더러운 놈들.
명량해전이 끝나고 한 달쯤이 지난, 1597년 10월 14일(음)의 난중일기.
"말을 타고 언덕 위로 가는데, 말이 발을 헛디디어 냇물 가운데로 떨어졌으나 쓰러지지는 않았고 막내 아들을 끌어안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이었는데, 놀라 깨었다."
"아, 이것은 무슨 징조일까!"
"저녁에 어떤 사람이 천안에서 와 집안 편지를 전했다. 봉한 것을 뜯기도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아! 정신이 아찔하고 어지러웠다."
"겉봉을 뜯으니 ‘통곡(慟哭)!’"
"어느새 간담이 떨어져 목 놓아 통곡하고 또 통곡하였다. 하늘은 어찌도 이다지도 인자하지 못하는 것인가!"
"아,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것 같다."
"아들아!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하늘의 이치이거늘... 어쩌자고 네가 죽고 내가 살아 있단 말인가! 세상에 이런 어그러진 이치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천지가 캄캄하고 해조차 그 빛을 잃어버렸다!"
"아! 슬프다, 아들아!"
"너는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남달리 영특하여 하늘이 이 세상에 머물러 두지 않은 것이냐? 아니면 내가 지은 죄가 네 몸에 미친 것이냐?"
"이제 세상을 살아 있어본들 앞으로 나는 누구에게 의지할꼬!"
"하룻밤을 지내기가 1년 같구나!"
자식을 잃고 통곡하는 참으로 슬픈 글. 이순신은 막내아들 면의 죽음 소식을 듣고서 오열하는 심정을 난중일기에 그대로 남겼다. 세상에 이렇게 더럽고 더런 놈들이 또 있을까?
보복.
제 아무리 이름난 명장이라도 전쟁 중에 거짓말을 퍼뜨려 승리를 꾀할지라도, 승패도 없는 보복 공격은 저급한 장수들 또한 안하는 게 불문율이거늘, 명량해전에서 패한 왜군은 정말 해서는 안 될 치졸한 보복을 자행했다.
오로지 보복을 위해 왜적들은 이순신의 막내아들이 있다는 충남 아산으로 찾아가 그곳의 민초들을 참혹하게 고문하며 학살을 자행했다.
소식을 들었던 이순신의 막내아들 이면은 그 길로 일기당천! 왜적의 소굴로 쳐들어가 맹렬하게 싸우다가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데, 그 마지막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만큼 잔혹했다.
이면은 이순신의 세 아들 가운데 가장 영리해 아버지를 닮아 병법의 이치를 깨닫는 이해가 빨라서 장차 아버지에 버금가는 지장(智將)이 될 것이라고 칭찬이 주위로부터 자자하던 청년이었다.
그런데 20세의 아까운 나이로 살해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순신 행록(李舜臣行錄)에는 이면이 죽은 뒤 4개월 뒤에 이충무공이 고금도 진영에서 아들의 원수를 갚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날 낮에 이충무공이 피곤하여 잠시 낮잠을 자는데 꿈에 이면이 나타나 울면서 말했다.
"아버님, 저의 원수를 갚아주십시오."
이충무공이 물었다.
"네가 살아 있을 때도 힘이 장사였고 무예도 출중했는데 죽어서도 그 적을 못 죽인단 말이냐?"
"제가 그 놈의 손에 죽었기에 겁이 나서 못 죽이겠습니다. 아버지로서 자식의 원수를 갚는 일인데 이승과 저승이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더구나 제원수를 같은 진중에 두고서도 제 말씀을 예사로 듣고 죽이지 않으시렵니까?" "그 놈을 죽여야만이 조선수군의 앞날이 평안할 것입니다"
이면이 울면서 사라지자 이충무공은 깜짝 놀라 깨어났다. 그때 새로 잡아온 왜군 포로 한 놈이 배 안에 갇혀 있다는 말을 듣고 끌어내게 하여 그 자를 심문하니 이면을 죽인 놈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 자를 참수해 이면의 복수를 결행한 곳인데, 고금면에 자리한 참왜도다.
이순신 장군은 13척의 배로 우수영 울돌목에서 왜수군 133척과 싸워 대승을 거뒀다. 명량대첩 이후, 명나라의 수군 또한 합세하게 되자, 조명연합수군의 총본영을 고금도에 세우게 된다.
이충무공은 고금 덕동진을 조선수군통제본영으로 삼고 순천만과 광양만 일대의 왜수군을 격파하며 승승장구한다.
금당도 대첩을 거두고 거금도 해전에서 승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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