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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목원의 난대숲은 보물창고

[완도 시론]오득실 / 전라남도 완도수목원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12.09 13:57
  • 수정 2017.12.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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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득실 / 완도수목원장

국내에서 생물자원 분야 이름 알려진 연구가들이라면 완도수목원을 방문해본 순간 누구라도 경이로움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이처럼 2,000여ha의 광활한 면적에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펼쳐진 난대상록활엽수를 본순간 신천지를 보는듯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또다른 설렘이 그들의 엔돌핀을 자극해서 호기심을 더해준다. 그것은 바로 이곳에만 살고 있는 원주민 즉 야생동물, 나비, 나방, 개미, 노린재, 버섯 등 균류가 얼마나 모여살고 있고 어떻게 다른종들이 출현할까?로 생각이 모아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인즉슨 바로 이들이 의존해서 사는 숲이 온대림의 여느숲과는 전혀 다른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등이기 때문에 이들의 숲에 얹혀살수 있는 종들은 먹이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식하는 생물종 또한 전혀 다르다.

2014년을 시작으로 국내석학들 30여명과 전문가팀을 꾸려서 자원조사를 실시한 이래 5개분야 완도수목원의 자생자원 시리즈 자료집 책자발간을 추진하였다. 첫시작은 단순히 자원조사를 통해 자료집을 발간해야겠다로 시작했지만 그속엔 또다른 성과가 숨어있었다. 나비조사의 경우 일제 강점기 석주명이래 4계절 완도의 나비상을 체계화한 자료가 처음으로 발간되었다는 것과 수많은 세월을 거쳐 사라진종과 새롭게 출현한 종 등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정보를 이책에 담을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버섯의 경우는 국제적인 석학인 체코슬로바키아(Moravské zemské muzeum) Vladimír Antonín 박사팀, 국립산림과학원팀과 함께 완도수목원 난대숲에 60%이상이 우점하고 있는 붉가시나무숲의 버섯류를 조사한 결과 세계 신종 버섯인 완도털가죽버섯(Crinipellis wandoensis)이 발견되어 「PHYTOTAXA 170 (2): 086–102」호에 Three new species of Crinipellis and one new variety of Moniliophthora(Basidiomycota, Marasmiaceae) described from the Republic of Korea 제목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또한 완도호랑가시처럼 종명에 완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는 의미로 wandoensis 를 붙였다.

이외에도 2016년부터 충남대 정성훈교수팀과 노린재류 서식분포 조사를 실시해온 결과 국내 미기록종인 Paradasynus spinosus(신칭‘완도허리노린재’)이 국내최초로 발견되어 「Journal of Asia-Pacific Biodiversity」 저널에 First record of the subtropical leaf-footed bug, Paradasynus spinosus Hsiao (Hemiptera:Coreidae:Dasynini) from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처럼 완도수목원의 숲은 돋보기로 자세히, 가까이, 자주 들여다보면 그 어딘가에 새로운 생명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완도수목원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석학팀들과 함께 지속적인 자생자원 조사를 실시해서 난대숲의 생물종들을 찾아낼 계획이다.

이러한 완도수목원의 생물다양성조사를 통한 새로운 종정보 파악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곧 이곳의 생물권은 보존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그 어떤 인간의 간섭과 기후변화에도 이곳 난대숲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야 할 소중한 임무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위한 준비를 완도군과 함께 발빠르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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