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계속되어야 하는 ‘7번 방의 선물

[완도 시론]박준영 / 변호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7.12.30 17:49
  • 수정 2017.12.30 17:5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준영 / 변호사

지난 5월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을 청구하면서 실수가 있었는데, 그걸 최근에 발견했습니다. 바로 잡는 건 어렵지 않은데, 최인철, 장동익 선생님 그리고 가족 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곧 수습을 하고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뢰인들이 이해한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그동안 곧 재심이 열릴 것인양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기록을 보고 증거를 보완해야겠다는 결심, 여러 방면으로 해결책을 강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방면의 해결책 중 하나! ‘검찰 과거사 위원회’의 조사대상에 이 사건을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지난 12일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설치되었습니다. 인권변호사님들이 대거 합류했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과거사위원회가 민변 일색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거사 사건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 온 사람들 대부분이 민변 출신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구성을 두고 비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시국사건이 아닌 일반 형사사건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런 아쉬움은 이전 진보정권에서 설치된 바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유일하게 다룬 일반 형사사건은 영화 ‘7번방의 선물’의 모티브가 되었던 ‘춘천파출소장 딸 강간살해사건’이었습니다. 재심청구가 한 차례 기각된 적이 있던 이 사건이 위원회의 조사대상이 된 것은 사건을 변호했던 법조인들,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공론화했던 언론인들의 관심과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의미 있는 선례를 남겨주신 겁니다.

약촌오거리 재심사건에서 결정적 무죄 증언을 해주신 분이 있습니다. 이분을 설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도와달라고 했지만, 계속 거절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스스로 설득당해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법정에 나와 증언까지 했습니다. ‘7번방의 첫 번째 선물’입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이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대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한 차례 재심청구를 기각했던 춘천파출소장 딸 강간살해사건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대상으로 삼았던 선례를 강조할 겁니다. ‘7번방의 두 번째 선물’이 되길 기대합니다. 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검찰이 억울함을 바로잡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면, 최인철, 장동익 선생님과 그 가족들의 억울한 눈물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