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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태양 속을 들여다 보았어!

[겨울특집]겨울, 완도 그리고...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1.07 17:47
  • 수정 2018.01.0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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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이면을 조금 보았어. 어떻게 보았냐고?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 한 겨울날 벤치에 앉아봐.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아봐.

그러면 어둠이 보일 거야. 그런 다음 삼 초 정도 기다리면 가느다란 환한 빛이 화면 안을 가득 채울 거야. 보드라운 노랑 빛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필요 없게 만들지.

추운 겨울날 따뜻한 집과 배고픔을 대신할 수 있는 맛있는 음식과, 우아하게 입고 싶은 욕망도 잡스러운 것처럼 불편하게 느껴지지. 그저 그곳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되는 곳이야. 그리고 가만히 들여다봐! 주위의 소리를 귀 기울이면 새들의 아침 인사로 분주하게 재잘거리는 그들의 언어는 봄날의 아침과도 느껴져. 수다쟁이 참새 아주머니의 재잘거림은 한산한 겨울 풍경을 분주하게 만들고 까치 아주머니도 한 몫 거들어 건너편에서 한마디 얘기하지. 그러다가 바람의 인사가 들려와. 어떻게 들리냐면, 등나무의 바싹 마른 잎새는 바람을 대신해서 통역해 주기도 한단다.

쏴아쏴아, 쏴아, 쏴아쏴아.

겨울의 색은 이채롭단다. 가만히 들여다봐야만 볼 수 있지.‘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빠이, 이상> 김연수.

이상 아저씨는 비밀이 없으면 가난하고 허전하다고 말하지만, 겨울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은 추운 겨울을 지내기가 무료하지 않고 기대감으로 덜 추울 거야.

오늘은 겨울의 태양 속을 들여다보았어. 보이는 태양 너머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근데, 난 말이야, 세상의 것들을 그냥 보기보다는 그 현상들의 이면을 알고자 해. 조금은 방대한 이야기이고 주제가 다양할 수 있는데 소위 부조리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 이미 주어진 것이지만 그동안 간과하고 살아왔어. 그런데 내 심장이 말을 하고 있어.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도 죽음을 맞이할 거야. 삶과 죽음의 간극에서 무엇을 하고 갈 것인가? 며칠 전 선생님께 선물을 받았어. 평소 무뚝뚝한 경상도 분이시라 애살스러운 행동은 잘 안 하시는 분이시지. 그런 분께서 화방에서 구한 블랙과 베이지색의 앞치마를 선물로 주시더라. 그냥 앞치마라 생각하겠지만 나에겐 큰 의미가 있어.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열심히 해!  예술은 이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것이야!”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에게 붓과 아직 설익은 펜이 있는데 말이지. 붓은 캔퍼스 안에 언어를 다 집어넣기에 부족해. 그래서 압축을 해야 해. 그것은 은유이고 대치이고 과장법 등을 사용하면 될 거야. 그렇게 해서 <반사된 것은 반짝인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유한 형질이 바뀌어서 변형된 반사물을 통해 나의 조형언어로 표현할 거야.

사실, 그 반사물을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아.  적절한 표현방법을 찾기란 오랜 숙고함이 필요하기도 하지. 물론 환경도 뒷받침해 주길 바라고 있지.  그래서 계속 연구하다 보면 멋진 작품 한 점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지금 이 시대는 평화롭고 산뜻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며, 물의 부족함 없이 여유롭게 살고 있어. 다음 세대는 우리보다 불편한 것들이 많을 거야.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든 세상이 될 것이야. 왜냐하면, 지구의 온도가 필요 이상으로 이상한 기온을 감지하고 있잖아.  그래서 아직은 평화로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나는 또 하나의 할 일은 언어를 펜으로 사용하는 거야.

근데, 이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왜냐하면, 사람의 영혼과 말을 거는 것이라 나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시간이 걸릴 거야. 여러 장르 중에서 소설, 스토리를 쓸 거야. 캐릭터들의 다양한 활동은 나의 말을 대변하고, 잘 만들어진 스토리는 현실보다 실감 나게 하여 인간의 여러 분야를 말할 수 있어. 사실 난 인간의 세밀한 감정 부분과 상황을 읽기가 어려워. 그래서 아직 배우는 중이야. 마음에 드는 좋은 작품은 한평생을 두고 배워야 할 것이야. 그러면서 난 말하고 싶은 거야. 인간의 부조리와 실마리, 그에 파급되는 사회적 현상과 단면들, 그 이면의 것을 파악해서 스토리로 표현하고 싶은 거야.

한겨울 태양의 또 다른 인상을 이 아침에서 본 것처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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