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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정신문화

[무릉다원, 은선동의 차 문화 산책 -4]김우영 / 완도차밭 청해진다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2.15 14:00
  • 수정 2018.02.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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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 완도차밭 청해진다원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설은 그저 명절로써 기쁜 날, 쉬는 날이기 보다는 한해가 시작된다는 뜻에서 모든 일에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는다는 뜻 깊은 날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께선 한해의 첫날인 설에 아침 일찍 일어나 설빔으로 차려입고, 조상님께 공경과 정성으로 한 잔의 차를 최고의 예로써 올렸다. 이를 우리는 차례(茶禮)라 한다. 이렇게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어른들께 새해 인사로 세배를 올린다. 이때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고 축복해주는 의미에서 ‘덕담’을 주고받는다.

이같이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적 풍속인 차례는 세계의 어느 나라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문화이다. 뿐만 아니라 차문화 역시 찻자리에서 행해지는 공간과 장식에 쓰이는 꽃, 다과와 다식, 찻자리의 정취를 자아내는 시(詩) 서(書) 화(畵) 노래 춤사위, 찻자리의 도구인 도자기와 다구류 등이 일체를 포함하는 일종의 종합문화예술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민족적, 국가적,시대적 정신문화를 모두 표현하고 담아낼 수 있으며, 미래 지향적인 비전까지 아우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차 문화이다. 차례는 그 가운데 하나이며, 우리 민족이 오래도록 지키고 가꾸어 온 문화유산의 단편이기도 하다.

21세기는 문화콘텐츠가 고도로 발전하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부응하는 진정한 문화인으로서 우수하고 탁월한 우리 전통 문화의 독창성에 대한 자긍심을 지키고, 보다 발전시킬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전통문화와 외래문화에 대한 독창성과 모방성에 대한 정확한 분별력을 키워 전통문화의 왜곡을 막는 것이 진정한 문화대국의 자긍심을 지키는 것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작은 문화적 단편이라도 그 나라의 시대정신과 국가 존립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정신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차 한 잔 마시려고만 하면 안 된다. 그 차가 어떤 차인지, 무슨 차인지, 어느 나라 차인지, 어떻게 내 앞에 놓여있고, 바르게 마시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차는 기호식품이지만 차 문화는 단순한 음료문화와 유희문화가 아니다. 차를 정신문화의 꽃이다라고 부르기도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의 산야에서 자라고 만들어진 우리의 차를 마셔보자. 우리 차는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유일한 최고의 차이다.

이런 까닭으로 우리의 차 문화는 세계의 그 어떤 차 문화보다 우리에겐 최고의 정신문화의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차 문화를 세계 최고의 차 문화로 거듭 발전시켜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그 방법의 하나는 우리 고유의 문화와 차에 깃든 올곧은 정신으로 지금 우리의 맑고 향기로운 차 한 잔을 함께 마시는 일이다.

맑고 향기로운 우리의 차 한 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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