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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에게 특별 진상한 '약산 흑염소' 요리

[약산 특집 3]약산의 별미 '흑염소 요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2.15 14:23
  • 수정 2018.02.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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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의 별미 흑염소탕
약산의 별미 흑염소 전골


흔히 '별미의 음식을 즐겨 찾는 것을 삶의 즐거움으로 하는 사람'을 식도락가(食道樂家)라고 하고, '맛있는 음식만 가려 먹는 취미를 가진 사람'을 미식가(美食家)라고 한다. 인생을 즐기는 의미를 먹고 마시는 데 중점을 두는 사람이라면 독특한 맛을 만들어내는 음식점이 있는 곳이면 시간과 공간 비용을 초월해 달려가는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지난해 연말 장보고대교가 개통되면서 완도에서 조약도로 가는 길이 한층 가까워졌다.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 고금도로 가는 도중 문득 30년 전에 처음 맛봤던 약산의 흑염소 요리의 기억이 머리를 스치면서 침샘을 자극한다. 맛이 풍기는 향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약산면의 소재지인 장용리로 향한다. 성인이 되어 흑염소요리를 처음 맛 본 것은 공직 초년생 때인 1980년대 중반 약산면에 출장갔을 때였다. 점심상에 올라온 수육의 비주얼은 썩 호의적이지 않고 식욕이 당기지 않아 잠시 망설이다 고기 한 점을 먹었을 때 느낀 부드러운 식감에 매료되어 이후에는 기회가 될 때마다 흑염소요리를 즐기게 된다.

조약도(助藥島)에는 약 130여 종의 산약초가 삼문산 중심으로 널리 분포해 있다고 한다. 삼치구엽초 등 몸에 좋은 약초를 먹고 자란다는 흑염소는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는 보양식품으로, 약산면을 대표하는 지역특산물이라고 안팎에 알려져 있다.

언제부터 약산 흑염소가 널리 알려지게 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가끔 완도를 벗어나 타지역에 갔을 때 '약산 흑염소요리'를 취급하는 식당 간판을 보게 되는데, 그만큼 지역을 뛰어넘어 널리 알려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염소의 주요성분은 인체에 필요한 칼슘이 소 돼지 닭에 비해 10배 이상이나 되고, 다른 동물에는 없는 토코페롤(비타민E - 노화방지에 탁월할 효과)이 많이[45㎎(100g 기준)]나 함유되어 있어 발육기 어린이의 허약 체질 개선 심장강화 혈액순환 개선 위장보호 빈혈 산후조리 병후 원기회복 및 노약자의 약기 부족에까지 골고루 뛰어난 약효가 있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우리 몸에 유용한 성분을 갖고 있는 흑염소의 한의학적 효능을 소개하면 ‘한방에서 염소는 온양성 식품으로 분류되어 출산 후 손발이 시리고 저린 증상에 보혈작용과 함께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으로 산모의 출산 후에 널리 애용되고 있다. 노인들이 몸이 추위를 많이 느낄 때는 염소고기를 먹으면 온몸이 따뜻해진다.’고 한다.

언젠가 들은 얘기에 따르면 건강보조식품으로 꽤 알려진 민간업체에서 흑염소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어 흑염소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지역 내에서는 약산흑염소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삼지구엽초와 한약재를 배합한 흑염소 육골즙을 건강식품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명성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군에서는 6차 산업의 새로운 롤모델을 구축하여 대표적 지역특산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약산흑염소 명품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흑염소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기능성 식품의 품질을 규격화하고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여 향토 농촌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주민소득 증대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실 있는 사업이 진행되어 약산흑염소가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완도읍에서도 맛있는 흑염소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당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승창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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