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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흥한 자 댓글로 망한다

[에세이-고금도에서]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4.28 18:15
  • 수정 2018.04.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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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누구라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Social Network Service)로 소통한다.인터넷의 활용도 늘어났다.

모두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흔한 풍경을 여기저기서 본다. 가상세계란 운동장에 없는 게 없는 모든 잡동사니가 있다. IT강국에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만큼 달라진 풍속에 뒤떨어지랴 사진과 글을 올리고,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다. 댓글문화이다.

댓글은 게시글에 어떻게 반응하는 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기에 독자는 게시글 뿐만 아니라 댓글까지 읽으면서 자기의 생각을 정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소통하는 여론이 실제로 여론의 척도가 되고 정책 추진의 중요한 힘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에 댓글을 다는 것도 참여정치나 생활정치 쪽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편리하다고 좋은 것만 있지 않다. 달게 받아들여야 할 나쁜 것들도 널렸다. 보이지 않는 익명성을 이용해 입에 담지 못할 저질 댓글이 늘어났다. 편리해진 만큼 나쁜 뜻을 품은 댓글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악플’이 넘쳐나자 선플문화운동본부까지 생겨 착한 댓글 달자고 한다.

요즘 이슈인 드루킹 사건으로 댓글 문화를 더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목적이 악성 댓글과 추천수를 사실인 듯 꾸며 만듦으로써 진정한 여론을 감추려 한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에 끼치는 나쁜 일은 몹시 크다. 나쁜 언론이 여론조작에 앞장 섰던 옛날(?지금도 그렇다.) 지각있는 사람들은 종이신문과 티비뉴스를 아예 보지 않았다. 복잡한 세상살이에 진짜같은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마당에 가짜뉴스를 믿고 따르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제는 인터넷마저 거짓의 소용돌이에 어지럽고 흐려버렸다. 저게 도대체 진짜인가 의심되는 뉴스를 보며 무엇을 믿을 수 있겠는가?

조작된 댓글, ‘좋아요’만 일삼아 누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거짓정보에 빠지기 싶다. 하물며 댓글부대라 한다. 이러한 여론 조작은 정보화시대 새로운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진실이 무엇인지 판가름하는 것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 돼 버렸다. 그런데, 판단이 서지 않는다. 대체로 여론이란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기에 진정성을 찾으려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신문이나 TV에서 하는 뉴스를 곧이 듣던 시대에 국민들을 속이는데 쓰였던 대중매체에 등을 돌리자 인터넷의 익명성이 여론을 주도하는 네티즌이란 신종인류에게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다. 이마저도 나쁜 의도로 여론을 조작한다. 진실을 감춰버린다. 정보화시대의 경고이다.

정보화시대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우리끼리만 믿자는 새로운 끼리끼리 문화가 많이 생긴다. 세상이 두쪽이 나도 우린 이런 신념으로 살겠다고 한다. 여론이란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괴롭혀서도 안된다.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여론을 사회문제를 일으키며 조작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IT(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강국, 인터넷보급률과 속도, 휴대전화보유율 세계 최고 수준이다. 훌륭한 하드웨어를 다루는 사람들의 댓글문화도 그에 못지 않게 훌륭해야 하지 않을까?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믿을 수 없어 그냥 ‘인스타그램’하면서 ‘좋아요’나 열심히 눌러야겠다. 요즘 가수 ‘딘’이 노래하는 ‘인스타그램’의 가사를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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