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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원사업 예산, 사업효과 보단 골고루 나눠먹기?

[기획연재] ③편성단계부터 사업 타당성, 보다 꼼꼼한 검토 절실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4.28 18:26
  • 수정 2018.04.2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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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건의사항이나 생활 불편사항을 해소하여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주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편성되는 예산을 ‘주민숙원사업비’라고 한다. 이번 예산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은 예산규모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금년 예산은 지난해 108억 원에 비해 무려 48억 원(45% 증)이 늘어난 156억 원 규모다. 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평균 이상으로 늘어난 까닭은 ‘현직 군수나 군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편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공교롭게도 오는 6월 13일에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해라는 점에서 ‘관련 예산의 대폭 증가가 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 편성이 아닌가?’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되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된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이 좀 더 많이 배정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편성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사업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정도로 감질나게 하는 정도의 금액이 편성되어 있어 예산 편성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속된 말로 ‘언 발에 오줌누기[凍足放尿]’ 정도 적은 규모라는 것이다.

분야별로 편성된 내역을 보면 주민들이 건의한 민원의 해결을 위한 소규모 민원처리 사업비는 총 67개 사업에 99억 원이 배정되었다. 사업내용은 마을안길 호안도로 물양장 선착장 배수로 등의 정비를 위한 사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읍면별 사업비 배정과 사업장별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당 마을의 전체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인지가 불분명한 사업들을 위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고, 사업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드는 사업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보인다.

마을회관 및 공동창고 지원사업에는 금년에도 어김없이 편성되었는데,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25%가 증액된 예산이다. 편성된 예산은 마을회관의 신축 재매입 증축 및 개보수 등에 쓰일 것이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마을회관 비품지원에 편성된 1억 원의 예산인데, 마을회관을 지어주고 고쳐주는 것도 부족해서 비품구입까지도 군민의 혈세를 들여 사준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로 관련 예산이 편성됐는지 알 수 없지만 이는 혈세를 주머니 속의 쌈짓돈을 꺼내 쓰듯 예산을 낭비하는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까 우려된다.

주민소득기반 정비를 위한 사업은 주로 소규모 어항 정비와 비법정도로 정비를 위한 사업비로 읍면별로 거의 일률적으로 비슷한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어 나눠먹기식 예산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기초생활시설 정비 예산은 주민쉼터 및 편의시설 정비 등에 읍면별로 일률적으로 각 2천만 원씩 편성되어 있다. 이밖에도 배수로정비, 마을안길 포장 등에 적은 규모의 예산들이 편성되어 있어 예산의 비효율적 편성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정된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서는 편성단계에서부터 사업의 타당성 등에 대한 보다 꼼꼼한 검토가 절실히 필요하고, 사업비 투자 대비 효과 등을 충분히 감안하여야 하며, 사전에 주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 주민의 호응도 등도 파악하여 예산을 편성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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