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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한 텃밭채소의 싱그러움

[신지면 특집 4] 신지 별미 '목우촌 쌈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4.29 23:28
  • 수정 2018.04.2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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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이란 ‘맛있는 음식을 파는 집’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신조어로, 2000년 초 인터넷의 본격적인 보급과 함께 시작된 줄인 말 사용의 영향으로 생겨난 말이다. 요즘에는 많은 관광객들은 여행지역의 맛집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으면 포털에서 소개하는 맛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포털에 소개되는 지역의 맛집들이 토박이들도 잘 모르는 이름 모를 식당들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어 정보의 신뢰성에 금이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전국의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면 단위 이상의 지역에는 나름대로 내세울만한 맛집이 있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신지면의 경우 맛집을 소개해 달라는 원고청탁을 받았지만, 떠오르는 맛집이나 음식이 생각나지 않아 난감하기만 했다. 하는 수 없이 신지면에 살면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인 몇 사람에게 소개할만한 맛집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들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망설임 없이 “소개할만한 식당이 없다”라는 실망스런 말이 소리없는 메아리처럼 돌아온다. “난감하네~~!!”라는 카피가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광고가 있는데, 이번 경우가 그 카피가 꼭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예전부터 신지면에 내세울만한 맛집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신지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신지도에 오면 면 소재지와 해수욕장 주변에는 그럴듯한 식당이 꽤 여러 군데 있어 식사를 해결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연육이 되어 육지와의 왕래가 자유로워지면서 신지면 소재지의 상권은 급격히 무너지면서 손님이 줄어들자 식당들도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신지면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다 향이 물씬 풍기는 자연산 성게알을 주재료로 하는 ‘성게비빔밥’이다. 섬의 동부지역 중심지인 동고리에 가면 예전에는 성게비빔밥을 맛있게 하는 식당이 있었지만 지금은 문을 닫았다.

지금도 바닷가에 있는 식당에서는 해녀가 직접 물질을 하여 채취한 성게 해삼 전복 등 자연산 해산물로 만든 ‘성게비빔밥’ 등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아쉽게도 식당은 성게를 본격적으로 잡아올리는 6월부터 8월까지 여름기간동안에만 계절영업을 하고 있다. 해수욕장 주변의 몇몇 식당들에서는 문어 게 조개 등 갖가지 해산물을 닭과 함께 조리한 ‘해신탕’이 있고, 면 소재지에는 얼마 전에 우연히 알게 된 조그만 식당에서 뽀얀 국물이 인상적이었던 ‘돼지족탕’을 맛 본 기억이 있으며, 상산 아래 산기슭에 있는 식당에서는 토종닭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런 저런 자료를 찾아보고 내가 경험했던 바를 토대로 고민 끝에 면 소재지인 대평리에서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있는 울몰마을로 가는 길목의 웰빙음식 전문점을 표방한 식당의 ‘목우촌 쌈밥’을 소개한다. 어찌된 일인지 알 수 없지만 식당은 포털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다.

식당의 메뉴는 ‘토종 옻닭’ 등 몇 가지가 있는데, 쌈밥은 ‘돼지고기쌈밥’과 ‘고등어쌈밥’ 등 두 가지를 취급하고 있다. 식당의 특징은 상추 치커리 방풍나물 등 7~8가지의 쌈채소가 제공되는데, 대부분의 쌈채소들은 식당 뒷쪽에 있는 텃밭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직접 재배하여 상에 오른다는 점에서 다른 식당과는 차별화되어 있다. 쌈밥의 반찬은 15가지 정도의 비교적 정갈한 반찬이 제동되는데, 젓가락이 자주 찾는 반찬은 곰삭아서 고소한 맛을 느끼게 하는 갈치속젓이다.

혹독한 추위가 지나간 긴 겨울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풋풋하고 초록이 싱그러운 봄날의 향기를 입안에서 맛보고 싶다면 싱싱한 채소로 싸먹을 수 있는 ‘쌈밥’으로 입맛을 돋우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승창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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